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30만대 규모 전기차 전용 생산체계를 구축한다. 전기차 공장 인근에 배터리셀 공장도 구축하는 등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갖추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을 포함해 미국 내 전기차 생산체계 구축에 총 6조3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건설 예정 부지에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 호세 무뇨스 사장과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투자 협약식’을 갖고 투자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날 협약식에 영상으로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미국 전기차 전용 생산거점을 조지아에 마련하고 미국 고객을 위한 혁신적인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며 “제조 혁신기술 도입, 신재생 에너지 활용 등 미국에서의 첫 스마트 공장으로써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 달성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는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투자를 환영한다”며 “주 역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로의 성공을 위해 현대차그룹과 조지아주가 함께 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조지아 주정부는 현대차그룹의 투자 결정에 호응해 전기차 신공장과 배터리셀 공장의 성공적인 설립·운영 안정화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제공과 향후 지속적인 제반 지원을 약속했다.
■ 연산 30만대 규모…내년 착공해 2025년 가동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공장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지역에 짓기로 하고,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간다.
이 공장은 1천183만㎡ 용지 위에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출 계획이다.
새 공장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다차종의 전기차를 생산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생산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전동화 추세에 대한 전략적 대응력도 높일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전기차 시장의 수요 확대와 시장 세분화, 고객 요구의 다변화 등에 맞춰 기민하게 대응하고 시장 전략을 수립하는데 필수적인 현지 생산·공급 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전기차 등 자동차 산업에 관한 현지 정부의 제도와 정책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에서 전동화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고, 충전설비 50만기 설치 및 보조금 증대 등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까지 더해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유리한 조치를 이어 가고 있다.
신설 전기차 공장은 기아 미국생산법인(Kia Georgia)과 약 400km 거리에 들어설 예정이다. 앨라배마주에 위치한 현대차 미국생산법인(HMMA)과 더불어 부품 협력사 및 물류 시스템 공유 등 효율적 공급망 관리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창출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가 실증 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을 미국 전기차 신공장에 도입한다.
HMGICS의 혁신 플랫폼은 수요 중심의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탄소중립 RE100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안전하고 효율적 작업이 가능한 인간 친화적 설비 등 다양한 제조 신기술을 적용해 기존의 생산 공장과 차별화된 스마트 제조 플랫폼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신공장 생산 시스템의 효율화 및 최적화 달성뿐 아니라 공장 RE100 조기 추진 등 지속 가능성도 높일 수 있는 신개념 미래공장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전략적 제휴로 미 배터리셀 공장 설립…전기차 공장 인접, 안정적 현지 공급망 확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생산·판매 확대를 위해 필요한 배터리를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배터리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배터리셀 공장을 미국에 설립한다.
이 공장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완성차 공장과 인접한 부지에 위치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성능과 상세 사양에 맞춰 최적화된 배터리셀을 현지에서 조달해 고효율ᆞ고성능ᆞ안전성이 확보된 높은 경쟁력의 전기차를 시장 상황에 맞춰 적시에 생산,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배터리 공장 설립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여러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후 확정할 방침이다.
■ 전기차 2030년 글로벌 323만대, 미국 84만대 목표…생산 전환 가속화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시장의 급속한 전동화 전환 추세에 발맞춰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총 323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약 12%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까지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18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춰 2030년 연간 183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기아는 2030년까지 전기차 13종을 출시해 2030년에 14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생산시설을 전동화에 최적화된 생산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한편, 향후 전기차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생산 능력 확충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기아가 오토랜드(AutoLand) 화성에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수 천억원을 투입해 연간 최대 15만대 규모 신개념 목적 기반 차량(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새로 짓는 등 현대차·기아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총 21조원을 투자한다.
아울러 기존 공장에 전기차 전용라인 구축,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국내 전기차 생산량을 올해 35만대(예상)에서 2030년 144만대까지 대폭 확대해 나간다.
미국 시장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고 전기차 수요가 많은 대표적인 곳으로, 현대차그룹은 2030년 총 84만대의 전기차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제네시스 GV70 전동화모델(EV)의 연내 미국 생산(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전기차 전용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설립을 확정했다.
2025년 새 공장이 가동되면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현지 생산 첫발을 내디딘 2005년 앨라배마 공장 가동 이후 20년 만에 내연기관차가 아닌 순수 전기차만을 생산하는 완성차 공장을 역내 확충하게 된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번 투자를 발판으로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전동화 선도 업체의 입지를 확립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대미 전동화 전략은 국내 전기차 생태계 활성화와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공장과 함께 북미시장 전기차 공급을 분담하고 있는 국내 공장을 중심으로 완성차의 생산·수출이 증가해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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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05년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가동과 2006년 기아 조지아 공장 착공 이후 국내 자동차의 생산과 수출이 크게 증가함은 물론 부품 협력사도 동반 성장하는 긍정적 효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생산체계 구축을 토대로 삼아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 해외 진출과 판로 확대가 가속화하는 한편, 특히 국내 전기차 생태계의 활성화를 통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 단계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