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각광받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환경보호’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환경오염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연합(EU)이 203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목표를 제시하면서 전기차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는 것도 환경보호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전기차 분야 선두 주자인 테슬라는 미국 S&P 500의 ESG 지수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ESG는 환경, 사회, 기업 지배구조의 약어로 투자 지속 가능성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3대 핵심 요소다.
CNBC를 비롯한 외신들은 18일(이하 현지시간) 테슬라가 기업 ESG 수치를 기반으로 투자자들에게 추천하는 S&P500 ESG 지수에서 빠졌다고 보도했다.
S&P는 연례 조정 작업 때 테슬라를 제외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 조치는 지난 2일부터 적용됐다.
■ 대기오염기업 순위, 석유기업 엑손모빌보다 더 높아
테슬라의 S&P500 ESG 탈락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다른 주요 IT기업들은 여전히 지수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다국적 석유 전문기업 엑손모빌도 ESG 추천 대상에 포함돼 있다.
S&P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테슬라를 ESG 지수에서 제외한 이유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우선 테슬라의 ‘저탄소 전략 부재’가 이번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또 캘리포니아 주 프레몬트 공장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인종 차별 등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차량 안전 조사 대응 문제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테슬라는 전 세계가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하도록 하는 임무를 시작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청정공기법 위반 혐의로 미국 환경보호청과 공방을 벌였다.
결국 테슬라는 지난 2월 벌금 27만5천 달러(약 3억원)를 납부하기로 합의했다.
테슬라는 미국 매사추세츠대학이 매년 발표하는 100대 대기오염 기업 순위도 지난 해 22위에 랭크됐다. 석유기업 엑손모빌은 26위로 테슬라보다 낮았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때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폐기물 처리 문제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다. 독일에서도 배터리 폐기물 처리 의무 위반 혐의로 벌금을 납부할 처지에 놓였다.
S&P는 이런 점 때문에 테슬라를 ESG 지수에서 탈락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공언했다.
S&P는 이날 “테슬라가 도로에서 화석연료 차량을 없애는 데 일조하긴 했지만, 좀 더 광범위한 ESG 관점에서 평가할 때는 경쟁기업에 뒤지고 있다”고 논평했다.
■ 테슬라 "ESG는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제대로 평가 못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S&P가 신뢰를 상실했다면서 이번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테슬라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의 ESG는 전 세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위험/보상의 금전적 가치를 측정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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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또 다른 자동차업체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노력을 하지 않고 내연기관 차량을 계속 생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ESG 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조사 자체에 결함이 많다는 주장인 셈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테슬라 주가는 6% 이상 떨어졌다. 올 들어 테슬라 주가는 30% 이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