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을 때 손톱 물어뜯도록 진화한 이유

영 연구진 "스트레스 드러내는 행동이 다른 사람 호감 불러일으켜"

과학입력 :2022/05/16 08:54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함을 느낄 때 몸을 꼼지락거리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등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보인다. 

이러한 모습은 자신이 취약한 상태임을 보여줘 공격을 받는 빌미가 될 수도 있는데, 사람들은 왜 이런 행동을 하도록 진화한 것일까? 아마 인간이 공감의 동물이기 때문인 듯 하다. 

영국 노팅험트렌트대학과 포츠머스대학 연구진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동이 도리어 다른 사람의 호감을 불러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인지 정확히 알아챘으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드러내는 사람에게 보다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무의식적으로 보이는 행동들이 다른 사람들의 호감을 얻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노팅험트렌트대학)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가상의 발표와 면접을 급하게 준비하게 했다. 평가자들은 이들의 모습이 찍힌 영상을 보고, 참가자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은지 평가했다.  

발표와 면접 중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답한 참가자에 대해서는 평가자들도 비슷하게 판단했다. 또 평가자들은 실험 중 손을 긁거나 손톱을 무는 등의 행동을 보인 사람들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평가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는지를 분명히 구분할 수 있음을 과학적 증거로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와 함께 평가자들은 실험 중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으로 평가된 사람들을 더 좋아할만한 사람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신호를 드러내는 방향으로 진화한 이유에 대한 실마리를 제시한 셈이다. 

누군가 자신의 공감을 끌어내는 행동을 하면, 그 자체로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을 좋아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약점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행위가 협력 의사나 악의 없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경쟁적 태도를 드러내는 사람에 비해 사회적 관계의 파트너로서 보다 선호되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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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화이트하우스 노팅험트렌드대학 교수는 "스트레스를 드러내는 반응이 경쟁자의 부정적 사회적 상호작용보다는 나를 돕고자 하는 사람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가져온다면, 이같은 행동은 진화 과정에서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인간은 협력을 추구하는 성향이 고도로 강한 종이라 약점을 상호교류하는 행동이 진화 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학술지 '진화와 인간 행동(Evolution and Human behavior)'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