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공식화한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도 가입에 성큼 다가섰다. 자국의 나토 가입이 유럽에서의 충돌 문턱을 높인다는 게 스웨덴 대부분 정치권의 입장으로 보인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스웨덴 정부는 13일(현지시간) 나토 회원국 합류에 따른 유럽 및 자국 안보 영향 등을 담은 '심각한 안보 환경 악화, 스웨덴의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의회와 함께 초당적 검토를 거쳤다.
43쪽 분량의 보고서에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직접 권고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가입 시 얻을 안보 보장을 비롯해 이에 따른 위협 등이 기술됐다. 나토에 가입하면 유럽 안보·방위 문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보고서는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할 경우 북유럽에 억지 효과가 있으리라고 평가했다. 나토 훈련에 참가하더라도 실제 공격을 당할 경우 회원국이 아닌 국가는 방위 보장을 받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 회원국이라면 모든 북유럽, 발트해 국가가 집단 방위 보장을 적용받는다"라며 "안보 위기 상황이나 무장 공격이 발생할 경우 어떤 형식의 포괄적 행동이 나올지에 관한 현재의 불확실성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다만 나토 가입을 추진할 경우 이웃 국가인 핀란드와의 조정이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과도기 스웨덴을 향한 러시아의 도발과 보복 조치를 배제할 수 없다"라는 이유다. 이를 대비해 다른 회원국에 가입 추진 기간 안보 보장을 요청해야 한다고도 했다.
보고서는 러시아의 부정적인 반응은 대개 정책 입안자나 시민들을 상대로 다양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향이 되리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할 준비는 됐지만, 보복 조치의 모든 위험을 확실히 없애기란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핵무기 비확산 기조와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다. 나토 회원국 다수가 비확산, 군축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녹색당과 좌파당 외 모든 정당이 이번 보고서 결론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린데 스웨덴 외무장관은 이날 보고서와 관련해 기자들과 만나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군사 충돌의 문턱을 높이고, 북유럽에서 분쟁 예방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군사적 비동맹은 우리와 잘 맞았지만, 현재 우리는 새로운 상황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웨덴이 나토의 집단 방위 일부가 되고, 나토 5조에 따른 안보 보장에 포함된다는 점이 회원 가입의 가장 중요한 결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핀란드에서는 지난 12일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가 "핀란드는 지체 없이 나토 가입을 신청해야 한다"라고 선언, 나토 가입 추진을 공식화했다. 나토는 오는 14~15일 외무장관 회의를 여는데, 이 기간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나토 확장을 경계해 온 러시아는 두 나라의 가입 가능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크렘린궁은 핀란드가 나토 가입 추진을 공식화하자 즉각 '군사·기술적 조치'를 거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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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를 이끄는 큰 축인 미국은 공개적으로는 양국의 가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이 가입하기로 선택한다면 미국은 그들의 나토 가입 신청을 지지한다"라며 러시아의 반발에 "거울을 보라"라고 응수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