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5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선 가운데 코스피 시가총액 대장주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카카오, SK하이닉스, 네이버 순이었다.
기준금리 인상 등 주요국들의 긴축 기조 전환에 주가가 조정을 받자,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개인이 많이 사들이고 있는 성장주·기술주에 대해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 2일부터 전날(9일)까지 5거래일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1조8373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조4830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4798억원 순매도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도세 속에서 개인이 홀로 주가 하락을 힘겹게 방어한 셈이다.
이 기간 투자자별 순매수 상위종목을 보면, 개인은 삼성전자를 5146억원 순매수했다. 또 카카오(1907억원), SK하이닉스(1472억원), 네이버(1379억원), LG생활건강(1259억원), LG에너지솔루션(1069억원) 등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개인이 이들 종목을 많이 사들이고 있는 배경에는 최근 이들 종목의 부진한 주가 흐름이 있다. 지난달 29일 6만7400원(이하 종가 기준)이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 6만6100원으로 1.9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는 8만9900원에서 8만4100원으로 6.45%, 네이버는 28만6500원에서 27만5000원으로 4.01% 각각 떨어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 초반 단기 변동성 확대를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하고, 분할 매수로 대응할 것을 강조드린다"며 "금리 인상, 유동성 흡수 등 통화정책 긴축 사이클이 시작된 상황에서 차별화된 성장 동력, 모멘텀이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인터넷 업종의 매력도를 높여줄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성장주·기술주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술주의 V(브이)자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구조적 성장에 대한 시장 신뢰 회복, 금리의 급격한 하락 반전 정도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단기적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주가 하락폭에 기댄 저가 매수 전략은 아직은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경제적 해자(진입장벽)가 높아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이 어렵고 이익률이 높으며, 이익 모멘텀 개선세가 유지되고 있고, 현금흐름이 견고해 차입비용으로부터 자유로우며, 밸류 부담이 낮은 기업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견고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개인은 기아(-852억원), 에스오일(-563억원), HMM(-548억원), 한국항공우주(-441억원), 크래프톤(-340억원) 순으로 많이 순매도했다.
또한 기관은 삼성전자(-1435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이어 카카오(-1132억원), LG에너지솔루션(-810억원), SK하이닉스(-780억원), LG생활건강(-712억원) 등 순으로 순매도 규모가 컸다. 대신 기관은 GS(275억원), HMM(266억원), LG화학(259억원), 크래프톤(257억원), OCI(234억원) 순으로 많이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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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기관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3860억원), 카카오(-941억원) 순으로 많이 팔아치웠다. 다음은 LG생활건강(-772억원), LG에너지솔루션(-655억원), 네이버(-653억원), SK하이닉스(-529억원) 순이었다. 반대로 기아(1178억원), SK텔레콤(659억원), 현대중공업(470억원), SK(421억원), 에스오일(399억원)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