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에 시즌까지 가격인상…업계 "정부 나서달라"

웨이브·티빙 이어 시즌도 OTT 가격에 인앱결제 수수료 포함

방송/통신입력 :2022/05/04 18:23

구글이 자사 앱마켓인 구글플레이에 인앱결제 시스템 적용을 의무화한 가운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인앱결제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위반행위 관련 실태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혀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4일 KT에 따르면, 시즌은 최근 구글플레이쪽에 인앱결제 수수료를 고려해 가격을 15% 가량 인상하겠다고 심사를 요청했다. 구글의 심사가 완료되면 인앱결제 요금은 플레인 5천500원에서 6천300원으로, 믹스는 9천900원에서 1만1천400원으로 인상된다. 

앞서 구글은 지난달부터 구글플레이에 새 결제 정책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앱 개발사들에게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또는 앱 내 제3자 결제방식만 허용하고 아웃링크 등 외부 결제는 금지하는 식이다. 구글은 정기구독 서비스에 대해서는 15%, 콘텐츠 개별 구매 30%, 제3자 결제 방식에 대해서는 최대 26%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이에 OTT 업계는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웨이브와 티빙은 지난 3월 인앱결제 수수료를 포함해 정기구독료를 약 15% 가량 인상했다.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통위에 쏠리는 눈

OTT 업계는 인앱결제로 인한 가격 인상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15~30%의 수수료가 부담스러워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상했지만 이용자들의 반발이 있어 이 또한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며 "OTT 사업자는 물론 이용자 피해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도 인앱결제가 강제되면 이용자들이 분담해야 하는 금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다고 지적한다. 양 의원이 이미 요금을 인상했거나 그럴 계획인 국내 OTT와 음원 서비스를 대상으로 인상 금액과 소비자 연간 추가 분담액을 분석한 결과, 이용자들이 분담해야 하는 금액은 연간 2천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와 방송통신위원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후보자는 전날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사용자들이 앱 결제를 할 때 선택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검토하고 시정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회 과방위에 제출한 서면 질의 답변서에서도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에 대해 "방통위가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는 만큼 방통위와 협력해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만큼 업계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달 5일 구글의 아웃링크 제한 행위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내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방통위는 앱마켓 부당행위 피해사례를 접수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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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은 사실조사 중 자료 재제출 명령을 미이행하거나 금지행위의 중지 등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방통위는 이행강제금 부과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최근 앱마켓 부당행위 피해사례 신고센터를 오픈했다"며 "실태점검을 통해 위반여부를 확인하고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사실조사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대를 갖고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왓챠를 제외한 국내 OTT가 모두 가격을 인상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가격정책에 대해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다"면서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