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희생 반영돼야…적정수가와 재정안정 균형점 찾겠다"

건보공단 강도태 이사장, 의약단체장과 간담회…2023년 수가협상, 추가 재정규모 관건

헬스케어입력 :2022/05/04 16:04    수정: 2022/05/04 17:03

“가입자에겐 보장성강화와 안정적인 재정운영을, 공급자에겐 적정수가 보장이라는 큰 틀 안에서 균형점 찾겠다” “코로나19 위기상황에 국민 건강을 위한 노력이 반영돼야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4일 서울가든호텔에서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관련 의약단체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윤동섭 대한병원협회장, 박태근 대한치과의사협회장,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 최광훈 대한약사회장, 김옥경 대한조산협회장 등 6개 의약단체장이 참석했다.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이 자리에서 강도태 이사장은 “코로나19 유행이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의료계의 헌신과 우수한 보건의료 역량으로 일상회복 추세에 있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어 강 이사장은 “지난해 수가계약을 마치고 가입자, 공급자, 전문가가 참여하는 제도발전협의체를 중심으로 수가제도 개선 논의한 결과, 단기적으로는 최근 보건의료 환경을 반영한 SGR모형 개선으로 환산지수를 산출해 2023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협상을 추진하게 됐고, 중장기적으로는 진료비 관리 측면에서 환산지수, 상대가치점수, 종별가산을 연계한 중장기 수가구조 개편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단은 가입자에겐 보장성 강화 추진과 안정적인 재정운영을, 공급자에겐 보건의료 인프라 유지를 위한 적정수가 보장이라는 큰 틀 안에서 양면협상을 통해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선된 환산지수는 최근 의료환경 및 정책변화가 반영되도록 진료비 누적기간을 10년으로 축소, 의료물가지수 산출식의 비용가중치 자료를 최신화한 것이다.

반면 보건의료단체장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보건의료직능이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건강을 위해 노력해온 부분을 호소하며 이번 수가 계약에 반영됐으면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필수 의사협회장은 “건강보험공단은 보험자로서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 부담을 유념하지만 의약단체로서는 각 단체의 소속 회원들의 어려운 현실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며 “양쪽의 입장이 이렇게 다른데 현행 요양급여비용의 계약은 매년 재정운영위원회가 일방적으로 정한 밴딩(추가재정소요액) 내에서 결정이 되기 때문에 공급자들이 분배받는 형식적인 협상으로 변질돼 공급자 뿐 아니라 가입자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협상결과를 만들기 쉽다. 이제는 요양급여비용 계약 제도의 합리적인 개선책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년 넘는 코로나19 상황에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정부의 방역정책에 적극 협조해 온 의료인의 헌신에 대한 합당한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 이번 요양급여계약”이라며 “우리나라 보건의료시스템 강화를 위해 적정한 급여체계와 적정한 보험료 부담의 균형이 갖춰질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린다. 의료계에 대한 합리적인 요양급여비용 책정이 국민 건강향상으로 규결된다는 점을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윤동섭 병원협회장은 “새로운 감염병으로 인한 환자수 감소와 감염방지를 위한 지출 증가로 경영 위기에 직면한 병원도 상당수 있으며 그 위기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생각한다”며 “진료비 증가로 환산지수를 산정하는 수가협상은 정부의 정책과 국민을 위한 노력들이 오히려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1년도 병원급 의료기관의 행위 진료비 증가분의 43% 이상은 코로나19 대응으로 발생한 진료비로 단순히 병원의 진료비 증가가 아니라 병원이 방역대응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러한 병원계의 노력이 올해 협상에서는 반드시 긍정적인 방향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아무쪼록 올해 수가계약에서는 건강보험 가입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의료현장의 어려움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수가 계약과 관련해 “동일한 의료행위임에도 동등한 보상이 이뤄지지 못하는 것에 많은 병원들이 허탈감을 느끼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행이 건강보험공단이 개선필요성에 공감해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는 데 감사하며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좌측)과 보건의료공급자의 거리처럼 이번 수가 협상에 임하는 입장차도 확연하다.

박태원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은 “치과계의 경우 지난 몇 년 동안 정부의 보장성강화정책에 발맞춰 협조하다 보니 보험급여 진료비가 타 유형보다 많이 증가해 실질적인 수가인상에 불이익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 치과 개원과에서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코로나 방역을 위한 감염방지 비용의 증가, 비급여 매출 감소에 따른 경영악화 등으로 회원의 사기가 최저인 상황이다. 이번 협상이 회원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도록 보듬어 달라”고 당부했다.

홍주의 한의사협회장은 “코로나19로 모든 국민이 고통 받는 상황에 전문직이라 이유로 의료인들인 소상공인에 대한 보상에서 제외되는 등 철저히 외면 받으며 2년간 고통의 시간을 지냈다”며 “수가 상승부분에서 전체 의료비 증가에 현저하게 도달하지 못하는 한의계의 지난 상승분을 감안해 올해 수가협상에는 정상적으로 현실이 반응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소한 고생에 대한 배려만큼은 감안해달라”고 호소했다.

최광훈 약사회장은 “코로나19 극복에 모든 공급자 단체가 어려운 상황에도 헌신적인 희생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특히 올해초 하루 확진자 40만명을 넘어가면서 약국은 확진자에 대한 처방과 정확하고 안전한 의약품 전달을 위해 희생해 왔으며, 코로나19 관련 호흡기 치료약제 수요 증가로 의약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환자에게 적시에 의약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왔다”며 “그럼에도 약국의 상황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약국 행위료는 겨우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이는 2018년 행위료와 비슷한 수준임 반면, 약국 기관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 개별 약국의 조제수입은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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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약국 조제료 수입은 환산지수와 처방량 자연증가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외래처방이 감소하고 거기에 장기처방까지 늘어나며 약국 행위료 점유율은 점차 축소될 수밖에 없는 위험한 상황”이라며 “물론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과 공급자의 적정수가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과정은 쉽지 않을 거라 생각되지만 그럼에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못지않게 많은 약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면밀히 검토해 약국 조제수가 개선이 경영 개선의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햇다.

한편 건보공단-의약단체 간 수가협상은 다음주 협상단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협상체제에 돌입하게 되며 국민건강보험법상 계약체결일인 5월31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