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한 송곳니 가진 검치호, 인류 뇌 진화와 무슨 관계?

미국 연구진, 150만 년 전 검치호와 먹이 화석 분석...인류 뇌 진화 통설에 의문 제기

과학입력 :2022/05/04 14:39    수정: 2022/05/04 15:19

약 4천만 년에서 1만 년 전 사이, 아프리카와 유럽 등의 초원에는 20㎝에 달하는 긴 송곳니를 자랑하는 검치호들이 번성했다. 

검치호는 인류의 진화 연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동물이다. 검치호가 사냥 후 먹고 남긴 고기가 인간의 뇌 진화에 필요한 단백질의 공급원이 되었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대표적 검치호 동물인 스밀로돈 (자료=위키피디아)

검치호는 길고 날카로운 송곳니 때문에 사냥한 짐승의 고기를 다 처리하지 못 하고 상당 부분 남겼고, 인류는 이 갓잡은 고기를 먹어 단백질을 얻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라이스대학 연구진이 검치호(학명 Xenosmilus hodsonae)와 이들의 먹이가 된 동물들의 150만 년 전 화석을 분석한 결과는 통설과 달랐다. 

먹이 동물에 남은 이에 물린 자국과 뼈 손상 패턴 등을 보면, 검치호는 사냥한 짐승의 살을 끝까지 발라먹었고, 심지어 작은 뼈도 삼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렸다.   

이는 인간 뇌의 진화 과정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인간이 검치호가 사냥한 고기가 아닌 다른 단백질 공급원에 의존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검치호 화석과 검치호 먹이가 된 동물들의 뼈를 조사했다 (자료=Scientific Reports)

또 이번 연구는 인류가 초기부터 상당히 훌륭한 사냥꾼이었다는 가설을 지지하는 또 하나의 사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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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제1저자인 마누엘 도밍게즈-로드리고 라이스대 고고학과 교수는 "초기 인류의 사냥과 수렵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는 대해서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라며 "검치호가 사냥한 고기로부터 단백질을 얻은 것이 아니라면 어떤 방식으로 초기 인류가 단백질을 얻었는지 밝히는 것이 추가 연구의 중점 과제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