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신경세포 발생 순서 이렇게 결정된다

미 연구진, 과일초파리 뇌에서 신경세포 발생 순서 관장하는 인자 발견

과일초파리의 뇌에서 특정 신경들이 발달하는 순서를 관장하는 원리가 규명됐다. 사람 뇌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을 재생하는 치료법 개발의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미국 뉴욕대 연구진은 과일초파리 뇌 중 시각을 담당하는 부분의 다양한 신경들이 정해진 시간 순서대로 발생하도록 하는 핵심 인자들을 발견, 관련 연구 성과를 6일(현지시간)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신경 줄기세포는 발달 단계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하는 여러 신경세포를 만들어낸다. 다른 종류의 시간적 전사인자(tTF)들이 발현하며 정해진 순서에 따라 서로 다른 신경세포가 자라도록 유전자를 관리한다.  

과일초파리 뇌 내 시각계에 대한 현미경 이미지. 다른 시간적 전사인자가를 가진 줄기세포들이 다른 색으로 나타나 있다. (자료=뉴욕대)

연구진은 최신 단일세포 mRNA 시퀀싱 기술을 활용, 과일초파리의 시각 기능을 담당하는 뇌 내 신경세포 120종의 발달에 필요한 tTF 10종을 모두 식별했다. 과일초파리가의 시각 신경세포 발달 일정을 조정하는 tTF와 이들의 발현을 조정하는 유전자들을 확인한 것이다. 

또 과일초파리의 신경 줄기세포가 여러 줄기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은 사람 대뇌 피질에서 일어나는 과정과 유사했다. 여러 분화 단계에서 사람과 과일초파리의 유전자 발현 패턴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는 과일초파리에 대한 연구가 사람의 신경 발달 과정에 대한 실마리를 줄 수 있다는 의미다. 800억 개의 뉴런으로 구성된 복잡한 인간 뇌를 연구하기 위해 과학계에서는 쥐와 초파리 같은 모델 동물들을 활용하고 있다.          

클로드 데스플란 뉴욕대 생물학과 교수는 "사람의 뇌가 어떻게 발달하는지 알면 이 발달 과정을 재현해 특정 뉴런을 배양하거나 환자에 이식할 수도 있다. 또는 신체 장기에 필요한 뉴런이 발생하도록 과정을 촉진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