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공정위 의혹 반박…"배차 알고리즘 변경 안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배차 시스템 변경 서비스에 영향…단기간 적용 안 돼"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 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변경했단 의혹을 부인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회사가 카카오 가맹, 비가맹택시를 구분해 콜(승객 호출)을 몰아주는 형태로 자사 서비스를 우대한 것으로 보고, 제재 착수에 나섰다. 공정위는 지난해 회사가 유리한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바꿨다는 입장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는 카카오 택시 콜 몰아주기 관련 조사를 마치고, 자사 우대 행위에 대한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카카오모빌리티 측에 발송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 측 의견서를 받아 검토한 후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재작년 복수 택시 단체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 가맹 택시에 호출을 몰아주는 불공정행위를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공정위에 신고해 조사를 촉구했다. 카카오T 앱으로 택시를 부르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일반 택시가 아닌 멀리 떨어진 카카오 택시가 먼저 배차된다는 게 택시 업계 주장이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공정위는 본사 현장 조사를 실시한 결과,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 1위 사업자의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자사 서비스를 특대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공정위는 또 현장 조사 과정에서 회사가 배차 알고리즘을 변경한 정황과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지난해 4~5월 배차에 영향을 끼치는 콜 수락률, 기사 평점, 운행패턴 등 알고리즘 변수를 변경해 가맹택시 관련 비난 여론과 공정위 조사를 피하려 했단 것이다. 회사 측은 배차 체계를 변경하는 건 서비스 전반에 영향을 끼쳐, 단기간 적용할 수 없단 입장이다. 또 알고리즘 변경 사실과 내용을 미리 외부에 공개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부연했다.

회사 측은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은 2019년부터 장기간 준비한 후 재작년 도입됐으며, 공정위 조사가 임박한 시점(2021년)이 아니다”라면서 “수락률 등 요건은 기존 배차 시스템에서도 고려해온 요소로, 조사에 대비해 알고리즘을 변경했단 내용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알고리즘 공개는 기업 핵심 기술 자산을 노출할 뿐 아니라, 플랫폼 참여자 ‘어뷰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럼에도 우린 언론, 국회, 정부기관 자료 제출 등을 통해 택시 배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와 적용 사례를 설명해왔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택시 배차 시스템 상세 원리와 구조를 전격 공개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은 알고리즘 내용 공개나, 변경에 대한 고지의무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알고리즘 변경을 고지하지 않았다고 해서, 공정거래법 위반이란 견해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회사는 “최근 플랫폼 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이 아닌, 규제 대상으로만 보며 대립각을 세우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전 세계 유수 플랫폼 기업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 속 기업 경쟁력과 소비자 편익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규제를 위한 기준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