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1년 전보다 14.3% ↓...원·달러 환율 1270원도 돌파

전문가들 1280원 이상까지 오를 가능성 거론

금융입력 :2022/04/28 16:32    수정: 2022/04/28 16:39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위협과 관련해 유로화 가치가 미국 달러화 대비 급락하고 있고 중국 도시 봉쇄 조치 등으로 미국 달러화 강세가 더 짙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면서 심리적 저항선인 1250원, 1270원대를 돌파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30원 오른 1272.5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2020년 3월 19일 1285.7원(이하 종가 기준) 이후 2년 1개월 만의 최고치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사진=뉴스1)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러시아 전쟁 개시 시점인 2월 16일(1197.6원)과 비교해 6.2%(74.9원) 하락했으며, 1년 전인 2021년 4월 28일(1113.0원)과 대비하면 14.3%(159.5원) 떨어졌다.

특히 원화 가치는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구두 개입성 발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떨어졌다. 장중 원·달러 환율은 1274.7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최근 1년 원·달러 환율(종가 기준) 추이.(자료=한국은행)

홍 부총리는 제58차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서 "금주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빠른상황"이라며 "급격한 시장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발언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280원 이상까지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유로화와 달러화 가치가 1 대 1로 교환되는 패리티까지 얼마남지 않은 상황인데다가 러시아 전쟁과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가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장중 미국 달러화 대비 유로화는 1.0515달러까지 하락해 2017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 문정희 연구원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등이 가져올 유럽 지역의 에너지 위기 등이 거론되면서 유로화 가치가 지나치게 떨어졌다"며 "중국 도시 봉쇄 조치도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 이 두 사안이 언제 끝날 것이고 언제 제대로 돌아갈 지 예측이 어렵다 보니 시장의 불안 심리가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신한은행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의 주도권은 '빅스텝'으로 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급진적이고 변칙적인 통화 긴축에 달려있고 시간과 싸움이 요구되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봉쇄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의 향방을 금융시장이 숨죽여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리적 불안을 일으키는 대외 변수가 있지만 해결이 어떻게 될 지 점치기 어렵다 보니 원화 가치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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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정도까지 오른 것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데 현재 그 수준의 위기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심리적 불안이 큰 만큼 2020년 코로나19 위기 정도 수준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보며, 1285원까지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NH선물 김승혁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연합(EU)의 뇌관과 같은 가스를 러시아가 위협 카드로 사용할 소지는 이후에도 충분하기에 경기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며 "유로화의 기조적 상승 전환은 단기간 내 어려울 것이며 달러 강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