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 다윈중개를 상대로 낸 가처분 소송에서 법원이 화해 권고를 내렸으나, 네이버는 받아들이지 않고 본안 소송까지 간다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다윈중개가 자사의 부동산 매물 정보를 무단으로 스크래핑(크롤링)했다는 이유로 지난 1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다윈중개는 공개된 정보를 가져왔을 뿐 저장하지 않았고, 이용자에게 잠시 보여준 뒤 네이버로 이동시켰기 때문에 위법성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네이버가 올초 다윈중개를 상대로 낸 데이터베이스권 침해금지 등 가처분 신청에 대해 지난 22일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다. 단, 다윈중개가 웹과 앱에서 네이버 부동산 매물을 보여준 뒤 ‘외부 매물도 다윈중개 중개사에게 의뢰하면 저렴한 수수료로 중개받을 수 있습니다’ 문구를 삭제하는 조건이다.
이에 다윈중개 측은 법원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고 화해 권고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회사는 이번 화해권고 결정을 두고 법원이 네이버 부동산 매물 정보 스크래핑에 대해 사실상 위법성이 없다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네이버는 위법 행위가 분명하다는 입장과 함께, 본안 소송을 진행해 네이버의 권리를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재판부는 가처분 대신 다윈의 광고 문구를 지워 피해를 예방하라는 권고를 내렸다”며 “기존 판례상 위법 행위가 분명하기 때문에 본안 소송을 통해 명확한 판단을 받고, 네이버의 권리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다윈중개 측은 “법원이 화해권고 조건으로 내건 광고 문구를 삭제해도 이용자들이 다윈중개를 통하면 저렴한 수수료로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별 문제가 없다”면서 “화해 권고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고, 네이버 측이 화해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다음 달 3일 다시 재판 심리가 재개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법원의 화해 권고 결정에 양측의 입장이 상반된 만큼, 다윈중개에 대한 네이버의 부동산 스크래핑 소송은 가처분 소송을 넘어 본 소송으로 확전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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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다윈중개가 저작권법 위반(매물정보 데이터베이스권 침해)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과 무단사용)을 했다는 입장이다.
다윈중개는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가 모든 사이트들의 정보를 가져와서 서비스하는 것에 비하면 이 정도의 큐레이션 서비스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