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교도소에 수감 중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미국으로 송환될 위기에 처했다.
영국 웨스트민스트 치안법원이 20일(현지시간) 어산지의 미국 송환을 승인했다고 씨넷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어산지는 범죄인 인도를 최종 승인할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에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리티 파텔 장관은 5월 18일까지 어산지의 미국 송환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한다.

어산지는 2010년 이라크전에 파병됐던 첼시 매닝(당시 브래들리 매닝)이 건넨 미국 육군 기밀 문서를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했다. 이 문서가 공개되면서 2007년 이라크전 당시 미군이 민간인과 언론인을 사살한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자 미국은 간첩 혐의로 줄리안 어산지를 공개 수배했다. 또 군사 기밀 정보 해킹 등 18건 혐의로 기소됐다. 스웨덴, 에콰도르를 거쳐 도피하던 어산지는 2019년 영국 경찰에 잡혀 런던 벨마시 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다. 그해 미국 법무부는 영국에 범죄인 송환을 요청했다.
어산지는 미국 송환 문제를 놓고 영국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1심 법원인 웨스트민스트 치안법원은 어산지 송환을 승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판결은 고등법원에서 뒤집혔다. 영국 고등법원은 지난 해 12월 어산지의 미국 송환을 승인한다고 판결했다.
그러자 어산지는 곧바로 영국 대법원에 상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 3월 14일 고등법원 판결에 대한 어산지의 상고 심리를 거부하고 사건은 1심 재판이 열렸던 웨스트민스트 치안법원으로 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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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날 웨스트민스트 치안법원이 승인 판결을 하면서 어산지는 미국으로 송환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씨넷은 "어산지가 (미국에서) 유죄를 인정받으면 최대 175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아네스 칼라마르 국제엠네스티 사무총장은 이번 송환 결정이 언론 자유를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산지의 혐의는 처음부터 제기되지 말았어야 했다"며 "미국은 너무 늦지 않게 상황을 바로잡고 기소를 취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