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CATL, 印尼 전기차 밸류체인 구축…배터리 쟁탈전 격화

글로벌 공급망 위기 타개…광물-제·정련-전구체-양극재-배터리셀 생산 밸류체인 구축

디지털경제입력 :2022/04/19 16:24    수정: 2022/04/19 16:43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ATL이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원자재 채굴부터 공급에 이르는 광범위한 밸류체인을 구축한다. 이머징마켓으로 떠오르는 인도네시아를 두고 세계 수위권 배터리 기업의 격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LX인터내셔널·포스코·화유으로 구성된 LG컨소시엄은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회사 ‘안탐’, 인도네시아 배터리 투자회사 ‘IBC’ 등과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 투자 관련 ‘논바인딩 투자협약(법적 구속력이 없는 협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LG컨소시엄은 광물, 제정련, 전구체, 양극재, 셀생산에 이르는 완결형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밸류체인 투자 금액만 90억달러(약 11조원)대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지난해 9월 현대차그룹과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에 배터리 공장을 연간 10GWh 규모의 공장 증설을 발표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 5각 생산체제

CATL도 같은날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CATL은 LG엔솔과 동일하게 안탐, IBC와 니켈 채굴부터 배터리 소재 등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CATL이 체결한 프로젝트 규모는 59억6800만달러(약 7조3600억원)에 이른다. CATL 해외 시장 진출은 독일에 이어 두 번째다. 내수 위주 사업 전략을 영위하는 CATL이 해외 시장까지 포섭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들 업체가 인도네시아로 사업을 확장하는 배경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맞닿아 있다. 최근 배터리 주요 원자재인 리튬과 니켈 가격이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광물-제·정련-전구체-양극재-배터리셀 생산에 이르는 거대 밸류체인을 구축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CATL 사옥 전경

특히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소재인 니켈의 매장량과 채굴량이 모두 세계 1위다. 원자재 수급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을 안고 있는 것. 더군다나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7천만명에 국가 총 생산량(GDP) 순위 15위다. 배터리 원자재 매장량에 더해 풍부한 내수시장 역시 갖추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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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당국도 전기차와 배터리 기업 등을 자국에 유치해 정체된 자국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려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인도네시아는 지난 2020년 마이너스대 성장률(-2.07%)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정부는 독일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 현지 공장 설립을 요청했다. 아구스 구미왕 카르타사스미타 인도네시아 산업부 장관은 산업개발지역컨퍼런스(RCID) 개막식에 자국 자동차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