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소비자 클릭 횟수에 따라 광고비를 책정하는 CPC(Cost per click) 과금 방식을 이달 말 선보인다.
울트라콜, 오픈리스트에 이어 새로운 배민 광고 상품이다. 배민 앱에 음식점 노출 빈도를 높여 배민 점주들의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광고비 증가로, 자영업자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배민은 새 광고 상품인 ‘우리가게클릭’을 28일 출시할 예정이다. 우리가게클릭은 앱에서 고객에게 더 많이 가게를 드러내길 희망하는 점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부가 서비스다. 메인홈, 검색홈, 검색결과, 카테고리 홈 등 앱 지면에 가게 노출횟수를 늘리는 형태다. 지난달 말부터 오픈리스트 광고를 이용하는 입점업체 점주를 대상으로, 배민셀프서비스에서 신청받고 있다.
현재 배민이 구축한 광고 상품은 울트라콜, 오픈리스트 두 가지다. 울트라콜은 주문량과 관계없이, 자영업자가 월 8만8천원을 내면 원하는 지역에 깃발을 꽂아 가게를 홍보할 수 있도록 한 정액제 광고다. 오픈리스트는 주문건당 6.8%의 수수료를 받는 정률제로, 메뉴를 눌렀을 때 무작위로 노출되는 최상단 3개 광고를 뜻한다.
우리가게클릭은 오픈리스트 이용 점주가 추가로 신청할 수 있다. 광고 노출 기간은 한 달이다. 예산은 최소 5만~300만원, 클릭당 희망 광고 금액은 최소 200원에서 최대 600원까지 설정할 수 있다. 고객이 앱에서 가게를 누르면, 설정한 예산에서 금액이 차감되는 시스템이다. 희망 금액이 높게 책정되는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실주소 기반 최대 2㎞ 반경에서 가게가 노출된다.
이용자 1명 기준 1회 클릭에만 적용되며, 30분 이상 앱에서 활동이 없을 경우엔 이후 접속 시에만 요금을 부과한다. 어뷰징, 매크로 등 특이한 이용이 적발될 땐 과금하지 않는다. 아울러, 이용하는 모든 가게의 적정 노출 분배를 위해 가게당 1일 최대 노출 제한이 적용된다.
정리해보면, 우리가게클릭은 현재 오픈리스트를 유지한 채 추가로 가게가 자주 노출되길 바라는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운용되는 광고다. 이를 두고, 배민 점주들 사이에선 업체 간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온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따르면 점주들은 해당 상품을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불법 리뷰 작성처럼, 복수 아이디를 활용해 경쟁 업체를 방해하며 광고비를 떠안도록 하는 것이다. 또 상품 구매가 늘어 광고단가가 증가해 결국엔 점주와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 자영업자는 “울트라콜 대비 오픈리스트의 주문량이 많아 이용 중”이라면서 “우리가게클릭까지 도입되면, 자영업자 간 출혈 경쟁은 불 보듯 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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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아한형제들 사업보고서를 보면, 전체 매출 2조원 가운데 상품매출(4천217억원)은 약 21% 비중을 차지한다. 관련 매출 규모는 전년(2천187억원)과 비교했을 때, 92.8% 늘어났다. 우리클릭가게 상품이 곧 회사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면, 그만큼 수수료를 비롯한 점주 부담이 늘어날 공산이 크다.
배민 관계자는 “우리가게클릭으로 인해 배민 앱에서 노출되는 지면이 다양해져, 자영업자가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보다 많은 노출을 원하는 점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