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의 리드타임(주문하고 납기까지 기간)이 여전히 최대 1년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영향으로 완성차 업계의 신차 평균 대기기간은 1년을 넘어섰다.
주요 차량용 반도체 공급 업체는 네덜란드의 NXP, 일본의 르네사스, 독일의 인피니언, 이탈리아·프랑스 합작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 미국의 마이크로칩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이다.
차량용 반도체 리드타임 최소 30주, 최대 1년 이상
14일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NXP의 차량용 MCU 리드타임은 30주~50주 사이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칩의 16비트 MCU 리드타임은 40주~70주에 이른다. 마이크로칩은 연말까지도 정기적인 리드타임을 재개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ST와 인피니언의 MCU 리드타임은 최소 52주~58주로 늘어났다. 자체 팹과 아웃소싱 파트너 업체의 용량 확장이 빠르게 진행되지 못한 탓이다. 르네사스는 TSMC로 외주 물량을 늘리면서 차량용 MCU의 리드타임이 그나마 30~34주로 단축됐다.
통상적으로 반도체 리드타임은 12~16주 내외다. 2020년 말부터 웨이퍼 공급 부족으로 인해 차량용 반도체의 리드타임은 26~28주 이상으로 길어졌으며, 지난해 초에는 차량용 반도체 리드타임이 50주 이상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특히 8인치 웨이퍼 팹에서 제조되는 MCU, 전력반도체(PMIC), 무선통신용 칩 등의 생산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초부터 종합반도체업체(IDM)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파운드리 외주 생산(아웃소싱) 물량을 늘렸고,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 또한 차량용 반도체 생산 할당량을 늘린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용 MCU 리드타임은 여전히 최소 30주, 최대 1년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난은 자동차 뿐 아니라 가전 및 IT 디바이스 분야로도 확대된 상태다.
신차 주문 후 받기까지 1년 기달려야...최대 1년 6개월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자동차 생산 또한 차질을 빚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반도체 수급난과 공급망 문제로 지난해 자동차 생산량이 1천만대 감소됐다고 밝혔다. 올해 전세계 자동차 생산량은 8천290만대로 2018년, 2019년 수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현재 신차 구매 후 수령까지 대기기간은 평균 1년, 최대 1년 6개월까지로 늘어났다.
완성차 업계의 납기표에 따르면 기아의 스포티지 HEV의 신차 출고 대기기간은 1년 6개월로 지난 12월과 비교해 6개월이나 길어졌다. 기아의 전기차 EV6은 1년 4개월, K8 HEV은 1년 이상, 니로 HEV은 11개월 이상 대기해야 받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신차 출고 대기기간은 아이오닉5 1년, 제네시스 GV60 1년, 제네시스 GV80 11개월, 제네시스 GV70 EV 1년, 포터 EV 1년, 아반떼 HEV도 11개월로 연초와 비교해 납기가 늘어났다.
올해 반도체 공급은 점진적 완화가 예상되나 신차 공급 제한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체는 파운드리 파트너에 아웃소싱을 늘려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피니언, NXP, ST, TI, 르네사스 등은 올해 차량용 MCU 생산의 15%를 TSMC에 아웃소싱으로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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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언은 지난 2월 올 1분기 컨콜에서 "칩 생산 아웃소싱 비중을 올해 30%에서 2025년 4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TSMC는 지난해 말 소니와 합작법인을 세우고, 일본 구마모토현에 차량용 반도체 등을 생산하는 팹을 건설 중이다. 이 팹은 2024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IHS는 "올해 다양한 제약의 점진적인 완화가 예상되지만, 전세계 자동차 생산의 회복은 바이러스 변종의 확산과 같은 외부 충격에 여전히 취약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