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에 가한 미사일 공격은 집속탄 공격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통해 밝혔다.
WP는 기차역에 미사일 공격이 있은 지 15분 뒤 WP 기자가 현장에 도착했다며 어린이를 포함한 최소 20명의 사망자를 직접 목격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WP의 현장 르포기사 요약이다.
붉은 벽돌로 된 기차역은 최근 며칠 동안 피난하려는 주민들도 붐볐다. 7일 아침 기차 도착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역 중앙 공터에서 촘촘이 줄을 섰을 때 최소 한 차례 이상의 미사일 공격이 있었으며 최소 50명이 숨지고 98명이 부상한 것으로 현지 당국이 밝혔다.
공격이 있은 15분 뒤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에 도착해 보니 커다란 미사일 파편이 기차역 입구에서 100m 떨어진 곳에 놓여 있었다. 파편 한쪽엔 러시아어로 "어린이들을 위해"라고 씌여 있었다.
목격자들은 첫 폭발에 이어 네다섯 차례 폭발이 이어졌으며 "집속탄"이 건물앞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군중들을 타격한 것같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경찰과 군인들이 시신을 수습해 방수포조각으로 덮어놓은 장면은 끔찍했다. 피투성이가 된 짐과 소지품들이 역과 플랫폼에 널려 있었고 한 희생자 옆에는 부상당한 강아지가 떨고 있었다.
시신 조각들을 담은 검은 봉지가 트럭에 실리고 있었다. 역 앞의 한 벤치에서 역사 입구까지 핏자국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기차역 안에서 기차를 기다리다가 폭발음을 들었다는 옐레나 할렌몬바는 "곳곳에 사람들이 있었다. 잘린 팔다리, 살덩어리, 뼛조각, 조각난 사람들이 온군데 널렸다"고 말했다.
폭발로 기차역 건물 창문이 깨지면서 유리 파편이 여자와 어린이 등 피난민이 가득한 곳으로 날아왔다고 했다. "한 나이든 남자는 다리가 잘라졌고 어떤 사람은 머리가 없어졌다"고 했다.
할렌몬바는 밖에서 아들 블라디슬라우 코피흐코(27)가 다른 사람들 신체조각들에 덮인 채 누워있는 걸 발견했다. 아들은 숨지진 않았지만 파편이 온몸에 박히고 등과 다리에도 큰 부상을 입었다.
병원 복도에서 치료를 받은 코피흐코는 첫번째 폭발로 쓰러졌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 위로 떨어져 살 수 있었다고 했다. "내 위로 떨어진 사람들 때문에 살 수 있었다. 모두 산산조각난 사람들"이라고 했다.
안톤 라디긴(18)은 역에서 이틀동안 기차를 기다렸다. 7일 여자친구와 개와 함께 역 밖에 서 있을 때 미사일이 근처에 떨어졌다. 첫번째 폭발이 있을 때 넘어졌고 폭발이 이어지자 여자친구를 감쌌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곳곳에서 폭발이 있었다"고 했다.
생존자들은 역사 밖 대기장소에서 앉아있던 사람들 사이에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음식 가방, 장난감이 피투성이가 된 벤치들 근처 바닥에 널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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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데르 플루셰우는 폭발이 있을 당시 막 화장실을 나오다가 다리에 파편상을 입었다. 병원에서 치료를 기다리는 그가 "그렇게 많은 민간인들이 있는 걸 알면서 어떻게 기차역을 공격할 수 있나"라며 분개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