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깨우는 한잔의 커피는 현대인의 없어서는 안 될 친구다. 당신의 단골 카페에 전해질 좋은 커피를 기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새와 벌이다.
미국 버몬트대학 연구진이 좋은 품질의 커피 재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벌과 새의 합동 작용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벌은 커피의 수분을 돕고, 새는 커피 농사를 망치는 해충을 잡아먹는다. 벌과 새가 없으면 커피 수확량이 2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경작지 1만㎡ 당 1천 66달러의 손실을 보는 셈이다.
이 연구는 4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연구진은 커피 경작에 벌과 새가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30개 커피 농장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일부 지역에는 그물망이나 촘촘한 레이스 등을 써 새와 벌의 접근을 선택적으로 막았다. 이들은 ▲새만 활동해 방충 활동만 일어나는 경우 ▲벌만 활동해 수분만 일어나는 경우 ▲새와 벌 모두 활동하지 않는 경우 ▲새와 벌이 모두 활동하는 경우 등 4가지 시나리오를 시험했다.
그 결과, 새와 벌이 모두 활동할 때 커피 열매 무게나 균일도 등 커피 품질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새와 벌만 각기 활동할 경우 가져올 긍정적 효과를 합친 것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 다양성 보존이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도 가져온다는 이야기다. 특히 다양한 생물 종의 상호작용이 생태계에 더 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남미 코스타리카의 커피 농장에서 해충을 잡아먹는 새들은 멀리 미국 버몬트주에서도 날아온다.
반대로 한 생물종이 타격을 입으면 생태계에는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연구진은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새와 벌, 그외 수백만의 다른 생물 종들이 인간의 삶을 지탱하고 있지만, 현재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 등의 위협을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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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꿀벌들이 집단적으로 사라지는 '꿀벌 군집 붕괴 현상'이 우리나라를 비롯,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지난 겨울 사이 우리나라에서 약 60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진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에서도 2020-2021년 사이 전국에서 45.5%의 꿀벌이 사라졌다. 꿀벌응애 등 해충과 이상 기후, 기후 변화, 신종 바이러스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류에게 직접적 위협이기도 하다. 꿀벌은 인간이 재배하는 작물 1천 500종 중 30%의 수분을 책임진다.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 작물 중 71종의 수분 작용이 꿀벌의 힘을 빌어 이뤄진다. 벌과 새의 문제는 단지 커피 한잔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