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이 동물들의 개체 수를 오히려 늘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르웨이 연구진이 사냥을 통해 동물 개체 수를 조절하면 먹이 경쟁이 줄고 번식이 활발해져 전체 개체 수는 늘어난다는 내용의 연구를 1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 연구는 학술지 '에콜로지 레터(Ecology Letters)'에 게재되었다.
겨울에는 노르웨이 스발바르제도 등 툰드라 지역에 눈과 얼음이 두껍게 쌓여 사슴 등 동물이 먹이를 찾기 힘들어진다. 개체 수가 적을 때에는 큰 상관이 없지만, 동물 숫자가 많은 상황에서 악천후가 닥치면 먹이가 줄고 경쟁은 치열해져 굶어죽는 동물이 늘어난다. 최악의 경우, 개체 수의 급격한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가을에 사냥 등을 통해 개체 수가 조절되면 서식 환경이 개선되고 겨울을 넘기는 동물의 수가 늘어난다. 이는 이듬해 여름 새끼 출산의 증가로 이어진다.
연구진은 사냥으로 인한 개체 수 변화의 결과를 예측하는 통계 모델을 활용해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
이는 겨울철 식량 사정이 악화되는 여러 동물 종에 적용 가능하다. 하지만 무분별한 사냥은 개체 수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체 동물의 5-10% 범위 안에서 사냥이 이뤄져야 이듬해 개체 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노르웨이과학기술대학 박사후연구원 바트 피터스는 "적절한 규제를 받는 사냥은 겨울이 되기 전 동물 수를 줄이고 먹이 경쟁을 약화, 열악한 겨울 환경에서 개체 수 감소를 막는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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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 성과는 야생동물 관리에 활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스발바르제도는 최근 겨울에 상대적으로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비가 많이 오고, 내린 비가 얼어 지면에 두꺼운 얼음을 형성해 동물들이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지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