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이달부터 자사 앱마켓인 구글플레이에 인앱결제 시스템 적용을 의무화했다. 이에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들은 전반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이달부터 구글플레이에 새 결제 정책 적용을 시작했다. 앱 개발사들에게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또는 인앱결제 내 제3자 결제 방식만 허용하고, 아웃링크 등 외부 결제 방법은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구글 인앱결제를 이용할 경우 구글은 OTT를 대상으로 매월 정기구독료를 납부하는 '이용권'에는 15%, 영화 등 콘텐츠 개별 구매에는 30%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제3자 결제 방식에는 최대 26%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때문에 가격 변동에 민감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PC나 모바일 웹사이트, 원스토어 등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 경우 종전 가격 그대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전부터 인앱결제를 적용하고 있던 왓챠와 디즈니플러스,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신규 가입을 받는 넷플릭스는 요금에 변동이 없다. 기존에 이용권을 정기결제하던 회원들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 앱에서 결제시 가격 인상
국내 OTT 중에서는 웨이브가 가장 먼저 홈페이지를 통해 구글플레이를 이용해 정기 이용권을 결제할 경우 가격이 인상된다고 밝혔다.
웨이브는 지난달 29일부터 안드로이드 이용자 대상 인앱결제 요금을 기존 베이직은 7천900원에서 9천300원으로, 스탠다드는 1만900원에서 1만2천900원으로, 프리미엄은 1만3천900원에서 1만6천500원으로 올렸다.
티빙도 지난달 31일부터 인앱결제 수수료인 15% 가량 인상된 가격을 적용하고 있다. 티빙 인앱결제 요금은 베이직 7천900원에서 9천원, 스탠다드 1만900원에서 1만2천500원으로, 프리미엄 1만3천900원에서 1만6천원으로 인상됐다.
KT의 OTT 서비스 시즌(seezn)은 아직 가격 인상폭과 시기를 정하지 못했다. 시즌은 상반기 내에 정확한 내용을 공지할 예정이다. 시즌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다른 OTT 플랫폼과 비슷한 인상폭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왓챠 관계자는 "왓챠는 카드 등 다른 결제 수단을 웹사이트에서만 적용하고 있었다"며 "구글의 정책 변경으로 인해 달라지는 사항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 소비자 피해 우려된다"
구글은 지난 2020년 7월 인앱결제를 강제화하겠다는 정책을 예고했다. 이후 국내에서 반발이 일었고,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발의돼 지난해 8월 국회를 통과했다. 법안은 세부 시행령 마련을 거쳐 지난달 15일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하지만 구글은 다음날인 16일 국내 앱 개발사에 인앱결제를 의무화한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에 대해 빠른 시일 안에 자체 유권해석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구글과 애플에 아웃링크를 제한하는 행위가 위법 소지가 있음을 밝히고, 앱 마켓 운영 방식의 개선을 요구했다"며 "빠른 시일 내에 관련 사항에 대한 유권해석을 마련해 앱 마켓 사업자 등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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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인앱결제 적용시 부과되는 15~30%의 수수료는 부담스러워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이용자들의 반발 역시 부담이 된다"며 "OTT 사업자들도 피해자이고 무엇보다도 이용자 피해가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방통위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보고 있다. OTT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겉으로는 제3자 결제나 외부 결제를 막지는 않은 것처럼 꾸려놓았기 때문에 위법하다는 판단이 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