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업계 관계자들이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 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케이블TV협회와 IPTV협회는 1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전경련회관에서 '전환기의 유료방송시장 규제개선 및 진흥 방안'을 주제로 포럼을 진행했다. 포럼은 미디어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료방송사업자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포럼은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발제를 진행하고, 학계와 업계 관계자들이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에는 윤용 LG헬로비전 전무, 박종진 IHQ 총괄사장, 김정현 고려대 교수,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 이영주 서울과기대 교수, 지성욱 한국외대 교수, 홍종윤 서울대 교수가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규제 완화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특히 윤용 LG헬로비전 상무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새로운 사업자와 다르게 케이블TV방송사(SO)들은 전통적인 규제를 많이 받고 있다며, 지역채널을 지역방송으로 포함해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상무는 "OTT 등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으로 유료방송 전체가 상당한 위기에 처해 있고 그중에서도 케이블TV 업계가 가장 큰 위기를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SO의 경우 새로운 서비스에 비해 전통적인 규제를 받는 상황에서 비즈니스를 해왔다"고 지적했다.
윤 상무는 그동안 SO의 약점으로 꼽혔던 권역 제한과 모바일 분야 서비스 제한에 대해서는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SO처럼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는 지역과의 상생, 지역민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역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역방송을 지원할 때, 그 지역방송의 분야에 지역채널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지역민을 위한 채널이면서도 지역방송으로 포함되지 못해 아직 상대적으로 지원이 부족하고, 이런 부분이 개선되면 현재 SO가 갖고 있는 권역 제한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4월 신규 OTT 플랫폼 '바바요' 론칭을 앞둔 IHQ의 박종진 총괄사장은 "콘텐츠에 대해 규제를 타파하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부숴야 한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박 사장은 "해외 사업자에 비해 국내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너무 강한 등 규제비대칭성이 있다"며 "콘텐츠 내용을 두고 계속해서 심의를 받다 보니 힘이 빠져 창의성 측면에서 너무 힘들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규제는 시장 변화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며 "거버넌스 재편을 얘기하기 전에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고려해 기존 역할을 재배치하는 것보다는 아예 제로베이스에서 규제를 재정립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문위원은 "환경은 급변하고 있는데 정부의 역할은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지 않다"며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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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를 맡은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방송이 이제 전환기를 맞이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며 "SO들 혹은 다른 방송 사업자들이 새로운 시도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기존 사업자들과 많은 갈등을 겪지 않고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 정책실장은 "유료방송시장이 경쟁력을 더 잃기 전에 다른 분야와 형평성을 빨리 맞춰야 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다"며 "시행령으로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빨리하고, 없앨 수 있는 규제는 최대한 없앨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