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비스의 환골탈태, 비용 부서에서 매출 창구로

PwC 컨설팅 김영국 박사

전문가 칼럼입력 :2022/04/01 09:01

김영국 PwC컨설팅 박사
김영국 PwC컨설팅 박사

누구나 구매한 제품에 대해 문의하기 위해 하염없이 전화기를 붙들고 있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돌고 돌아 겨우 관계자와 연락이 닿았지만 다시 경위를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소셜 채널이 많이 열렸지만 과사용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 인기 메신저 서비스에 등록된 경우에는 홍보성 메시지만 보내오는 경우도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다. 늘어나는 채널을 지원하기 위해 인프라와 인력을 무한대로 늘릴 수가 없다. 하지만, 최근 비대면 고객 채널을 지원하는 IT서비스가 대거 등장하면서 서비스 영역의 모습 또한 크게 달라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AI 기술 기반의 챗봇을 활용하는 고객 서비스다. 고객센터를 방문하거나 상담원과 접촉할 필요 없이 사용자는 익숙한 방식인 메신저를 통해서 언제 어디서나 궁금증을 해소하고 상품 반품, 교환 등의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다. 최근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통계에 따르면, 20대 연령층의 70.9%, 30대 연령층의 64%가 챗봇 서비스를 이용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기존의 대면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은 비단 챗봇뿐만이 아니다. 음식점, 카페에서는 AI 스피커를 통해 음식을 주문하고 서빙 로봇이 내장된 센서를 통해 경로를 탐색해 손님에게 안전하게 음식을 서빙한다. 이러한 서비스 영역의 획기적인 변화는 고객을 편리하게 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업 종사자에게도 보다 쾌적한 노동 환경을 제공한다.

이러한 새로운 비대면 고객 서비스 및 기술이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살펴보자. 먼저, 다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일관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언제나 한결같이’ 친절한 AI 챗봇은 고객문의를 해결하고, 서비스업 조사자의 피로도를 감소시킨다. 서비스 직원은 AI 챗봇이 해결할 수 없는 어렵고 복잡한 고객 문의에 집중하며, 서비스의 고부가 가치화를 실현할 수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IT 기술과 서비스가 융합되며 산업 전반에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기고 있지만, 서비스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객이 편리하게, 만족할 수 있게 하는 ‘고객 중심’의 접근은 서비스와 IT 기술 또한 동일하기 때문이다. IT 기술은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의 거리를 축소할 수 있는 교량이 되고 있다.

일례로 세일즈포스는 기업이 자사의 ‘서비스 클라우드’를 통해 고객이 홈페이지나 모바일앱 등에서 챗봇을 활용하여 원하는 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서비스 직원에게 특정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수의 ‘모범 답안’을 AI를 통해 제안한다. 어려운 코딩을 직접 입력할 필요 없이, 마우스 클릭 또는 드래그앤드롭만으로 고객 서비스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세일즈포스를 활용하는 글로벌 가구 브랜드 이케아의 경우, 챗봇과 영상 상담 솔루션을 통하여 다양한 유형의 고객 문의에 대응하고, 모든 데이터를 싱글 플랫폼에 통합하여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하였다. 또, 고객 중심으로 통합된 유입채널, 상담내역, 관심정보 데이터와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 직원이 정확하게 고객 문의에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 환경을 구축했다.

3M은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보호장비 및 마스크의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엄청난 수의 고객 문의가 늘어나자 서비스 클라우드를 통해 신속하게 핫라인, 웹사이트, 이메일 기반 대응체계를 구축하여 피해사례 신고와 대응절차 간소화 및 다양한 접속경로의 정보를 체계화하는 작업을 해 고객접점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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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은 세일즈포스의 서비스 클라우드로 코로나19 대응체계를 구축해 고객접점 서비스를 강화했다.

이렇게 서비스영역이 다양한 IT기술과 접목되면서 영업과 서비스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키오스크 등의 주문이나 예약은 서비스 영역이지만 동시에 영업활동이다, 홈쇼핑 분야에서도 전화주문 등의 콜센터가 서비스 영역인 동시에 최고의 매출을 내는 영업 부서로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 서비스 부문에서 축적된 고객데이터(customer 360)는 다시 마케팅과 영업 활동을 위해 사용돼 새로운 매출 기회를 창출하기도 한다.

고객과 기업 간의 관계가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서비스 센터의 역할이 단순한 고객 문의 응대의 수동적 기능에서, 브랜드 상호 작용의 주도적 허브 기능으로 격상되고 있다. 고객접점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통합 및 연결성이 화두가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서비스 영역의 고객 데이터는 전반적인 고객 경험을 긍정적으로 향상시킬 뿐 아니라 영업, 마케팅, 이커머스 등의 고객 접점에서 맞춤형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초석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영국 PwC컨설팅 박사

외국계 컨설팅 회사인 PwC컨설팅에서 Digital Transformation 관련 유통, 서비스, 제조, 제약, IT 분야 컨설팅 경력이 있다. 한양대에서 경영학 석•박사를 전공한 그는 비즈니스 전략, 업무 혁신, IT 전략 분야에 전문성이 있으며, 사업전략, 온•오프 통합 비즈니스 모델, CRM, IT 마스터플랜 등의 컨설팅을 수행한다. 삼성, 롯데, CJ, 녹십자 등 대기업 고객사와 공공부문•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자문 소임을 하고 있다. 2019년, 『세일즈포스, 디지털혁신의 판을 뒤집다』 서적을 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