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커머스 중심 MZ세대, 차별화된 고객경험 제공하려면

전문가 칼럼입력 :2022/02/16 09:01    수정: 2022/02/16 11:21

김영국 PwC컨설팅 박사
김영국 PwC컨설팅 박사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디지털 네이티브인 MZ세대의 부상으로 국내 커머스 시장은 전례 없는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최근 와이즈앱과 DB 금융투자가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패션 버티컬 플랫폼의 사용자 중 80% 이상이 MZ세대이며, 숙박, 명품거래, 중고거래 플랫폼 등에서 MZ세대의 이용자 수 및 사용 비율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CRM 기업 세일즈포스의 자체 조사 ‘State of the Connected Customer’에 의하면 밀레니얼 세대(1981-1997년생)의 76%와 Z세대(1997-2015년생)의 71%는 본인의 취향과 가치관에 따라 더 큰 소비를 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MZ세대는 제품의 가격보다 차별화된 개성 또는 신념을 중시하는 ‘가치 소비’와 ‘플렉스’ 소비문화를 특징으로 한다.

온라인 시장의 주축으로 부상한 MZ세대를 겨냥한 기업의 움직임도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매장을 오픈하거나 신입사원 채용 설명회를 개최하며 MZ세대와의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재미와 희소성을 찾는 MZ세대를 위하여 콜래보레이션, 한정판 출시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많은 TV 광고와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만 하면 잘 팔리던 시대는 이제 종말을 고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다양해진 디지털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지금의 소비는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됐다. 소비를 통해 정체성을 드러내고, 온라인으로 공유하는 MZ세대에게 브랜드 로 접근하려면 과거와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특별한 경험을 찾는 MZ세대를 단순히 소비자가 아닌 브랜드의 ‘팬’으로 만들고 그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이 필요할까?

■ 평범한 커머스는 부족…고객 흥미 끌 수 있는 디지털 경험은?

무수히 많은 디지털 채널 속에서 고객의 커머스몰 방문을 유도하려면 오프라인 매장 못지않은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제품만 진열해 놓은 커머스로는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없다.

온라인 커머스는 ‘판매 채널’ 그 이상의 의미를 가져야 한다. 커머스 안에서 고객이 원하는 브랜드와 제품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어야 하고, 처음 방문한 고객이 관심을 가질 만한 제품을 추천해주고, 궁금한 것은 언제나 문의할 수 있는 등 판매, 고객문의, 서비스가 연계된 심리스한 쇼핑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고객이 커머스 몰을 방문했을 때 유쾌한 쇼핑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브랜드 여정 설계가 필요하다. ˹빅데이터는 어떻게 마케팅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 윤미정 작가는 고객 이해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개인화를 통한 차별화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간단 명료한 성장 공식을 제시한다. 기업은 당장의 매출보다 좋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이 공식의 핵심이며, 첫 방문에서 고객이 만족해야 재방문이 일어나고, 재방문은 기업의 브랜드에 대한 익숙함을 가져와 충성 고객화 된다는 것이다.

결국 기업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은 “고객이해→고객만족→재구매→충성도 상승 →기업매출 상승→기업투자→더 좋은 경험”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고객과 기업이 윈윈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국내 코스메틱 기업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MZ세대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와 경험 개선을 위하여 자사의 애플리케이션 기반 커머스 ‘아모레몰’에서 AI 기반 피부 진단 서비스와 고객 개개인의 피부 타입과 고민에 맞는 화장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일즈포스의 마케팅 솔루션을 통해 양질의 고객 데이터를 축적하여 고객 이해 기반 맞춤형 제품 추천, 구매 후 고객 관심도 관리, 맞춤 혜택 제공으로 고객경험을 제고하고 있다.

한때 미국 속옷 시장 점유율 3분의 1을 점유했던 빅토리아 시크릿은 맞춤형 패션을 지향하는 MZ 세대의 니즈를 파악해 패션과 기술을 뜻하는 ‘패셔놀로지(Fanshionology)’ 개념을 앞세워 흥미로운 콘텐츠를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를 자체 커머스에서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는 커머스에서 게임 형식으로 자신의 취향대로 직접 속옷의 색상과 디자인을 조합해보며 빅토리아 시크릿 제품에 대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소비자의 취향 정보를 통합·분석하여 개인의 취향과 체형에 맞는 상품을 다시 추천할 수 있게 된다.

■ 옴니슈머 MZ세대 위한 온·오프라인 브랜드 경험 통합

앞서 살펴본 기업들의 커머스 전략의 공통점은 바로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고객이 남기는 모든 기록을 데이터로 축적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개개인에게 맞춤화 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고객 데이터는 지금까지 플랫폼을 소유한 일부 소수 기업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2019년 나이키가 아마존 탈퇴를 선언한 이후, 나이키를 따라 글로벌 기업의 D2C 커머스 물결이 일었다. 이러한 물결에 동참한 기업들은 AI와 개인화솔루션, 클라우드 등의 IT기술을 활용해 고객 경험과 운영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직접 고객과 관계를 맺기 위한 접점 채널 확장에 집중했다. 이로써 해당 기업들은 고객에게 보다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됐으며, 고객의 행동과 관심도 파악은 물론이고 이를 활용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다시 제공하는 구조를 확보했다.

관련기사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우선 체험하고 온라인에서 저렴하게 구매하는 소비 행태는 이미 보편화 되었으며, 최근에는 SNS와 커머스가 결합된 소셜커머스 또한 새로운 채널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양해진 디지털 채널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쇼핑하는 옴니슈머(Omni-sumer)인 MZ세대를 위해 커머스몰 또한 진화해야 한다.

만약 온라인과 오프라인 비즈니스로 따로 운영하는 기업이 있다면, 이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된 경험을 새로운 세대에게 제공하기 위해 통합된 디지털 역량을 빠른 시일 내에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기업은 더이상 제품이 아닌 제품과 서비스, 제품과 새로운 경험이 결합된 그 이상의 특별함을 비즈니스 채널에 담아 제공할 때 고객이해-고객만족-고객관계 지속이라는 기본적인 비즈니스 공식을 채워 재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영국 PwC컨설팅 박사

외국계 컨설팅 회사인 PwC컨설팅에서 Digital Transformation 관련 유통, 서비스, 제조, 제약, IT 분야 컨설팅 경력이 있다. 한양대에서 경영학 석•박사를 전공한 그는 비즈니스 전략, 업무 혁신, IT 전략 분야에 전문성이 있으며, 사업전략, 온•오프 통합 비즈니스 모델, CRM, IT 마스터플랜 등의 컨설팅을 수행한다. 삼성, 롯데, CJ, 녹십자 등 대기업 고객사와 공공부문•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자문 소임을 하고 있다. 2019년, 『세일즈포스, 디지털혁신의 판을 뒤집다』 서적을 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