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대표 체제' 4년 카카오, 실적·사업 모두 단단해졌다

실적 성장세·계열사 확장 등…"글로벌 확장과 공통체 안정감 조화 이룰 것"

인터넷입력 :2022/03/31 18:25

“플랫폼 기업으로 기반을 든든히 한 4년이었다. 카카오가 현금흐름과 영업이익에서 안정감을 갖췄단 표현이다.”

2018년부터 카카오 공동 대표를 지낸 여민수 전 대표가 한 말이다. 카카오 정기 주주총회 날이던 지난 29일 여 전 대표는 지휘봉을 남궁훈 대표에게 넘기면서, “광고, 커머스 등 매출이 안정궤도에 접어들었다”며 “리더십 교체가 (수익성에) 영향을 끼친 단계는 지났다”고도 했다.

여민수, 조수용 공동 대표가 함께 이끌어온 카카오는 근 4년 동안 연신 성장곡선을 그리며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회사로 발돋움했다. 두 사람 취임 이듬해,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0% 이상 늘었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양해지면서, 해외 시장 진출 토대를 마련했다.

조수용(왼쪽), 여민수 카카오 전 공동대표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4년 간 긍정적 시너지 창출"

여민수 전 대표는 오리콤, LG애드(HS애드) 등에 적을 뒀다가, 2000년 NHN에 새 둥지를 텄다. 이어 2009년까지 네이버 검색광고사업을 책임졌다. 이베이코리아, LG전자 등에서도 광고 업무를 맡았다. 조수용 전 대표는 1999년 프리챌 디자인센터장을 지내다, 2003년 NHN에 디자인 총괄로 합류했다. 전 공동 대표 모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NHN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여 전 대표는 광고, 조 전 대표는 디자인 분야 전문가다. 카카오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여민수 대표가 광고를 기획하면, 조수용 대표가 이를 이용자 눈높이에 맞게 구현해냈다”면서 “이처럼 두 대표는 4년 간 긍정적인 시너지를 만들어왔다”고 했다.

(왼쪽부터)조수용,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매년 실적 성장곡선

카카오 핵심 비즈니스모델(BM)인 비즈보드(카카오톡 광고)는 여민수, 조수용 공동 대표 체제에서 탄생했다. 2019년 1분기부터 이 사업 수익이 인식됐다. 그해 4분기 매출 톡비즈 매출은 약 2천216억원으로, 1분기(1천269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간 매출, 영업이익은 각각 3조700억원, 2천6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 183% 늘었다.

공동 대표로 재선임된 재작년에도, 성장세는 이어졌다. 계열사는 84곳(2019년)에서 105곳(2020년)으로 확대됐으며, 연말 카카오게임즈가 카카오 공동체 중 처음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2020년 매출은 4조원을 넘어섰고, 전해 마이너스(-) 기조를 보였던 순이익 체계도 1천734억원으로 복구됐다.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지난해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됐다.

지난해 카카오 매출, 영업이익은 약 6조1천367억원, 5천949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룹 내 상장사는 넵튠을 포함해 5곳으로, 해외 법인까지 200개 가까운 계열사를 장착하게 됐다. 곧 골목상권 침해, 경영진 모럴헤저드 논란이 일어났고, 지난 1월 새로운 대표를 내세우며 인적 쇄신 카드를 꺼냈다. 4년 만에 단독 대표로 전환한 것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카카오 동료들과 일한 건 큰 보람이자, 즐거움"

남궁훈 대표는 2024년까지 카카오를 진두지휘한다. 지향점은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보이겠단 목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게임즈·브레인 등 계열사 역량을 응집해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꼽히는 메타버스 사업을 강화하겠단 방침이다. 공동 대표 체제에서 내실을 다져온 관계사를 중심으로, 공동체 능력을 한데 모아 해외 시장을 선점하겠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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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전 대표는 “카카오 새 방향인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 전략은 국내에서 머무는 플랫폼 기업에서 벗어나 해외로 증명하러 나가는 유의미한 행보”라며 “이런 부분에서 남궁 대표는 경험이 많다”고 했다. 이어 “남궁 대표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확장과 공동체 전체적인 안정감이 조화를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력 의사도 드러냈다. 여 전 대표는 “(지난 4년 동안) 카카오 동료들과 일한 건 큰 보람이자, 즐거움이었다”면서 “회사 성장 과정에 있어, 기여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