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성공적인 인수합병(M&A)을 진행하려면 인수대상에 제약을 두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25일(현지시간) 영국 금융전문매체 유로머니(Euromoney)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인수 대상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을 통솔하고 있으며 현재 SK그룹의 SK스퀘어, SK하이닉스, SK텔레콤의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하이닉스, ADT캡스, 도시바메모리 등 굵직한 인수합병 사례를 성공시키면서 M&A 전문가로도 이름을 알렸다. 박 부회장은 하이닉스 인수 건을 예로 들며 선입견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한다는 점을 설명했다.
인수 당시 하이닉스는 채권단 관리를 받던 부실 반도체 기업이었다. 반도체 시장 전망도 불투명해서 대부분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반대했다.
하지만 박 부회장은 반도체가 SK의 미래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여겼고 인수 검토를 지시했다.
검토 후 그는 반도체가 향후 10년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고 최태원 SK 회장을 설득했다. 박 대표는 당시 "하이닉스는 D램 분야 세계 2위"라는 사실을 들어 최 회장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도시바메모리 인수도 한·일 관계가 경직된 상태에서 진행했다. 당시 한국 기업이 일본에 투자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지만 박 대표는 채권단과 일본 정부를 직접 설득했다.
도시바의 파트너사 웨스턴디지털이 인수를 반대하며 난항을 겪었다. 이에 박 부회장은 스티브 밀리건 웨스턴디지털 CEO와 만남 자리에서 '오퍼스 원' 와인을 가져왔다. 오퍼스 원은 미국 로버트 몬다비와 프랑스 샤토 무통로칠드가 함께 개발해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와인이다. 그는 도시바메모리와 SK하이닉스의 결합이 '제2의 오퍼스 원'이 될 수 있다며 스티브 CEO의 의견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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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M&A의 성과를 바탕으로 SK스퀘어의 대표에 임명됐다. 그는 "SK스퀘어는 자회사 경영에 그치는 한국의 다른 지주사들과 완전히 다르다"며 "ICT 성장사업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투자 전문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박 대표는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인수 과정을 주도하고 SK스퀘어 설립을 주도한 사람으로서 애정이 남다르다"며 "세 회사를 총괄하고 시너지를 낼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