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미국)=이나리 기자] SK ICT 연합체가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사피온에 공동 투자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또 현재 데이터센터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사피온을 향후 자율주행 전용 라인업으로 확대시킨다는 목표다.
SK스퀘어, SK텔레콤, SK하이닉스는 6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월도프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3사 시너지 협의체인 'SK ICT 연합' 출범을 선언하고 사피온 투자를 발표했다.
박정호 SK텔레콤의 대표이사 사장 겸 SK하이닉스의 대표이사 부회장은 "3사 공동 투자를 통해 미국법인 '사피온 Inc.'를 설립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고 밝혔다.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는 목적은 풍부한 반도체 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함이다. 앞서 '사피온 코리아' 법인은 지난해 말 만들어 졌다. 사피온 코리아는 사피온 Inc.의 자회사로 한국과 아시아 지역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SK텔레콤은 중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전용 사피온 모델 라인업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 SK스퀘어의 투자 역량을 결합해 미국내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시킬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전체 성능을 올리고 전력을 줄일 수 있는 '퍼포먼스 포 와트'를 혁신시킬 수 있는 지능화된 메모리를 만들려면 엑셀러레이터 업체와 긴밀한 협업을 해야 하는데, 이들 업체가 기술을 공유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며 "AI는 우리가 고객으로 섬기는 수 많은 회사들이 하고 있는 분야이기에 헤게모니 싸움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사피온과 협업을 해보니 괜찮은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주저하지 않고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박정호 부회장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그동안 SK하이닉스가 메모리 회사로서 원가절감, 미세 공정으로 만드는 것이 생존의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다원화된 시대에서 융합하고 고객에게 맞는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메모리 업계의 숙제다"라고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에 투자하는 배경을 덧붙여 설명했다.
관련기사
- SK-퀄컴 "반도체·ICT 협력"2022.01.07
- [CES 2022] SK이노, 탄소중립 항해 본격화…새해 첫 경영 전략회의 개최2022.01.07
- 박정호 SK스퀘어 "CES 발판 삼아 K-ICT 더 키워나가자"2022.01.06
- 최태원 SK 회장 강조 ‘도전정신’ 계열사 구체적 실천 나서2022.01.06
사피온은 800억원을 투자받고 설립됐다. SK텔레콤(62.5%), SK하이닉스(25%), SK스퀘어(12.5%) 순으로 사피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류수정 SKT AI 엑셀러레이터 담당은 "사피온은 초기 자금으로 차기 버전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외부 투자를 확보해서 경영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