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업계 "글로벌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 필요"

24일 'OTT 시장 활성화와 산업 진흥 정책' 세미나 열려

방송/통신입력 :2022/03/24 19:18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전문가들이 OTT 업계가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을 반영한 플랫폼 진흥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는 2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서 'OTT 시장 활성화와 산업 진흥 정책'을 주제로 특별 세미나를 진행했다. 세미나는 미디어 생태계의 구조가 변화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OTT 사업자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는 김정환 부경대 교수와 오하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이 발제를 진행하고, OTT 전문가들이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에는 이희주 웨이브 실장, 황혜정 티빙 콘텐츠&마케팅 리더, 이상원 경희대 교수, 김민기 카이스트 교수, 김숙 컬처미디어랩 대표가 참여했다. 

티빙·웨이브 "국내 OTT가 글로벌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OTT 업계는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외로 진출할 수밖에 없으며, 해외에서도 자리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황혜정 티빙 콘텐츠&마케팅 리더는 "최근 콘텐츠 제작사들은 플랫폼을 선택할 때 제작비를 얼마나 지원할 수 있는지와 글로벌 마케팅을 확실하게 해줄 수 있는지 여부를 꼽는다"며 "이 때문에 콘텐츠 제작사들은 글로벌 OTT를 먼저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 리더는 "티빙도 글로벌 진출을 위해 파라마운트와 제휴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렇게라도 해서 우리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해외로 배포될 수 있도록 저변을 넓히고 있고, 비슷한 고민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계가 모두 노력한 결과 좋은 타이밍이 오고 있다고 생각하나, 여전히 정책은 여전히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며 "제작비 지원 등 지원정책에 있어 속도를 낸다면 다가올 좋은 타이밍을 잘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빨리 내적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힘을 주어 말했다. 

이희주 웨이브 실장은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과거 프레임을 깨지 못하는 컨트롤타워가 만들어질까 우려가 된다"며 "현실을 제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넷플릭스의 힘은 전 세계 여러 나라에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데서 나온다"며 "국내 OTT도 각국에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유통망을 더 확보해야 더 많은 콘텐츠를 유입시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OTT들은 아직 비즈니스 모델도 완성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OTT가 국내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하고, 해외 진출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화·드라마 경계 사라지고 있어…현실 반영해야"

현실을 반영한 제도와 지원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드라마와 영화 등 콘텐츠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으며 미디어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상황을 반영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오하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은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등 OTT 발전에 따라 콘텐츠 융합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마련해 놓은 여러 지원사업들은 레거시 미디어 환경에 맞춰진 부분이 많아 현재 상황에 맞지 않다. OTT 맞춤형 지원사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숙 컬처미디어랩 대표는 오 연구원의 의견에 공감하며 "영화는 영화법에서, 드라마는 방송법에 근거하고 있는데 두 콘텐츠 사이에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며 "콘텐츠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지금 상황이 정책과 법에도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원정책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환 부경대 교수는 플랫폼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플랫폼이 무조건 '갑'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 우려스럽다"며 "플랫폼이 갖고 있는 역할과 기능의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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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업자 주도의 산업 성장이 필요하다"며 "국내 사업자들이 글로벌 진출할 때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면서도 시장이 중심이 되도록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기 카이스트 교수는 "콘텐츠는 계속해서 변하고 있으며, 앞으로 메타버스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도 소비될 수 있다"며 "정책 입안자들은 변화하는 기술과 환경에 집중해 영상 콘텐츠라는 서비스 외형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논의에서 조금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