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27)씨는 포켓몬빵이 인기라는 소식을 접한 뒤 학창 시절 버리지 않고 모아뒀던 띠부띠부씰(뗐다 붙일 수 있는 캐릭터 스티커) 모음집을 집에서 찾아냈다.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스티커들을 팔게 되면 용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김씨는 "캐릭터별로 시세가 얼마인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포켓몬빵이 품절 대란을 일으켜 연일 인기인 가운데 재출시 전 캐릭터 스티커를 판매하려는 일명 '추억 재테크'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새로 나온 스티커에도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각에선 스티커를 얻으려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년만의 상품 재출시 이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김씨처럼 1세대 원조 띠부띠부씰을 판매하려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에서 '원조 포켓몬', '1세대 띠부띠부씰' 등을 검색하면 글 50여개가 나온다. 재출시된 스티커 디자인이 과거의 것들과 다른 점을 이용해 과거 스티커들도 거래되는 것이다.
상품의 판매 지역과 연도 등이 중고 스티커의 판매 가격을 책정하는 요소다. 한 네티즌은 서울 지역에서 1998년경에 모은 초판 스티커 76개를 30만원에 일괄 판매한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원조 스티커 151장을 150만원에 판매하는 네티즌도 있는데 과거 가격보다 훌쩍 뛴 시세에 쏠쏠한 '재테크'라는 시각도 있다.
과거에 모았던 스티커들까지 중고시장에 내놓아 판매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이유는 최근 포켓몬빵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포켓몬빵이 지난달 24일 재출시된 이후 이날을 기준으로 한 달 만에 판매량 670만개를 기록했다. 편의점 등에선 입고 시간에 맞춰 손님들이 몰리는 '오픈런'도 벌어진다고 한다.
인기의 배경엔 캐릭터 스티커가 있는 가운데 새로운 스티커를 얻어 이를 웃돈에 판매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도 생긴다. 최근 SNS에선 정가가 1500원인 빵을 6900원에 판매한 업체가 논란이 됐다. 사재기한 빵을 스티커와 별도로 중고거래 사이트에 되팔거나 모조리 버리는 사례들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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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부작용에 일부 전문가들은 바람직한 소비 방향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빵이 주 상품이고 스티커는 사은품, 부속품에 불과하다"라며 "부속품을 얻기 위해 빵을 잔뜩 산 뒤 메인 상품을 버리거나 되파는 등 행동은 바람직하지 못한 소비임을 사람들이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