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2035년 이후 내연기관 신차 출시와 판매 금지를 선언한 국가가 증가하면서 전기차 시장 성장이 예측되는 가운데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배터리 순환경제가 기업의 ESG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정KPMG가 21일 발간한 보고서 ‘배터리 순환경제,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의 부상과 기업의 대응 전략’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규모는 2025년부터 연평균 33% 성장해 2040년 573억 달러(약 68조원)를 상회할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폐배터리 규모 확대, 원재료 가격 증가, ESG 경영 트렌드로 배터리 순환경제가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 순환경제는 폐배터리 내 금속을 추출해 신규 배터리 제조에 활용 또는 판매하거나, 폐배터리를 기존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로 재사용하는 것을 이른다.
배터리 ‘재활용’은 배터리를 셀 단위에서 분해 후 코발트, 리튬 등 희유금속을 추출해 신규 배터리 제조에 활용하거나 판매하는 방식이다. 원재료 비용을 절감하고 수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 배터리 ‘재사용’은 배터리 모듈이나 팩을 일부 개조하거나 형태 그대로 최초 사용 용도 외에 다른 용도(ESS, UPS 등)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모듈과 셀을 해체하는 과정이 없어 안전할 뿐만 아니라, 추가 비용도 적어 완성차나 배터리 업체가 신규 비즈니스 모델로 고려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배터리 재활용 정책도 수립되고 있는 양상이다. EU는 지난해 12월 ‘폐기물 처리 지침(Directive 2006)’의 한계를 개선한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했다. 유럽연합(EU) 시장에서 거래되는 배터리는 주재료 일정부분을 재활용 원료로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은 배터리를 양질의 일자리 창출 유망산업이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핵심수단으로 인식하고 폐배터리 관련 인프라 및 기술개발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중국은 2016년부터 국가 주도 폐배터리 관련 법안을 마련하는 등 아시아에서 폐배터리 관련 규정에 가장 앞서 있다.
삼정KPMG는 새롭게 부상하는 폐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기업이 해결해야 할 핵심 이슈로 ▲비즈니스 모델 수립 ▲폐배터리 선점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경쟁력 확보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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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비즈니스 모델 수립 단계에서 기존 역량 레버리지를 핵심으로 유사한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다. 모빌리티 기업의 경우, 현대자동차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실증사업을 수행하며 전기차 폐배터리를 ESS로 배치하는 로드맵을 수립했다. 닛산은 스미토모(Sumitomo)와 합작해 전기차 배터리 모듈을 지게차, 골프 카트 등 기계용 배터리로 재제조 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했다. 이차전지 제조기업 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이 현대자동차, KST 모빌리티와 협업해 배터리를 확보하고 전기차 충전 ESS로 재제조하는 비즈니스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홍민성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상무는 “공급망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증가하며 배터리 제조사, 자동차 업체 모두가 리튬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뛰어든 상황”이라며 “원재료 가격 증가 및 유치 경쟁은 더욱 심화하고, 배터리 순환경제는 원재료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