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올리가르히(재벌 특권층)를 제재해봤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을 압박할 수 없다고 러시아 주요 인사가 말했다.
러시아 민간 알파뱅크 설립자이자 유명 재벌인 미하일 프리드만은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서방이 러시아 내 권력 작동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올리가르히는 러시아에서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붕괴 이후 국유자산을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부와 권력을 쌓은 특권층을 말한다.
프리드만은 서방 제재가 자신과 같은 올리가르히가 푸틴 대통령에게 압력을 가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프리드만은 "유럽연합(EU) 책임자들이 제재 때문에 내가 푸틴 대통령에게 가서 전쟁을 멈추라고 말할 수 있고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면 우리는 모두 큰 문제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방의) 의사 결정자들이 러시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는 의미"라며 "미래에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프리드만은 "푸틴 대통령과 다른 이들과의 권력상 거리는 지구와 우주 사이 같다"며 "푸틴에게 전쟁을 반대한다는 어떤 말이라도 하는 건 누구에게든 일종의 자살 행위"이라고 했다.
서방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에 각종 경제 제재를 부과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올리가르히를 대거 제재 명단에 올리고 역내 자산동결 조치를 취했다.
푸틴 대통령은 16일 TV연설에서 서방이 러시아를 배반한 자들을 활용해 분열을 조장하려 한다며 "국민은 진정한 애국자와 쓰레기, 배신자를 항상 구별해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게 아니라 러시아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특별 군사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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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총리를 지냈지만 반정부 인사로 변신한 미하일 카시야노프는 트위터에서 "푸틴이 러시아를 파괴하는 행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정권 반대자들에 대한 대대적 탄압을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