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마켓컬리, 체험농장·출판업도 나서나

마켓컬리 "중복 사업 정리·향후 진출 염두해 정관 변경"

유통입력 :2022/03/15 16:55    수정: 2022/03/15 17:05

마켓컬리가 최근 사업 목적에 체험농장, 출판업, 화장품 제조·판매업, 식당업 등을 대거 추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반기로 예정됐던 상장이 미뤄지면서 외형 성장성 입증과 수익성 개선 압박을 받는 마켓컬리가 사업 확대에 나섰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컬리 등기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22일 농장견학 및 체험농장 운영업, 출판업, 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 식당업, 학교급식 및 대규모 급식처 공급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이에 컬리 측은 “이번 정관 변경은 중복되던 사업 목적을 정리하고, 언젠가 진출할 수도 있는 사업을 염두해 두고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장 추가된 사업들을 시행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기 보다는 하나의 버킷리스트에 가깝다”고 선을 그었다.

컬리의 이런 행보는 상반기 상장 무산과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컬리는 이례적인 스타트업 상장으로 안팎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페이 논란 등으로 거래소가 엄격한 심사 잣대를 적용하면서 '상반기 상장'이란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컬리가 사업 목적을 대거 확대한 것은 이런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지속적인 외형적 성장을 입증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켓컬리 거래액은 2019년 4조500억원, 2020년 1조원, 지난해 2조원 규모로 매년 2배 가량 늘고 있다. 매출도 2018년 1천571억원, 2019년 4천290억원, 2020년 9천523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 추세다. 

문제는 영업 손실이다. 2018년 337억원 손실을 시작으로 2019년 986억원, 2020년 1천162억원으로 점차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마켓컬리 등기 사업목적 (출처=대법원 인터넷 등기소)

2015년 창업 초 우유, 채소, 고기 등 신선식품 위주로 취급하던 마켓컬리는 현재까지 화장품, 전통주, 가전제품, 반려동물 용품까지 판매 품목을 늘렸다. 컬리 품목 중 25%를 차지하는 비식품 분야에서 특히 잘 판매되는 품목은 화장품이다. 지난해 마켓컬리 뷰티 매출은 전년 대비 222%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올해 별도 뷰티 플랫폼도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회사는 2017년 토스트기를 판매하기 시작, 지난해 봄부터는 대형가전 판매도 개시했다. 마켓컬리 가전제품 판매량은 지난해 전년대비 130% 증가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정관 변경은 사실 크게 유의미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컬리가 상장을 성공시키기 위해 사업 규모 확대 정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면서 그 속의 ‘컬리스러움’을 보여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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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앞두고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본연의 서비스와 다른 경험에 지속 노출되면 언제든 등을 돌리는 것이 한국 소비자들이다. 컬리가 ‘프리미엄 신선 식품’이라는 핵심 서비스 본질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마켓컬리는 지난해 2천500억원 규모 프리IPO 투자 유치 시 4조원 규모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며, 이달 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