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은행들이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 있습니다. 이 기술은 우리가 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신분을 확인하는데 종종 쓰입니다. 은행뿐만 아니라 스마트 공장·건설 등 안쓰이는 분야가 없을 정도입니다. 생소하지만 우리 삶과 밀접한 이 기술은 바로 OCR(광학 문자 인식) 기술입니다.
비대면으로 은행 계좌를 만들 때 신분증을 촬영 시 신분증의 진위 여부나 발급일 정보가 문자로 전환돼 나타나지요. 과거엔 10번 찍어 1~2번 바른 정보가 나타났다면 현재는 10번 중 7~8번은 제대로 인식합니다. OCR도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조금씩 진일보하고 있는 셈입니다.
OCR을 은행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점차 프로세스가 비대면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화되지 않은 서류를 디지털화할 필요성이 크게 늘었고, 다른 하나는 직원들의 자잘한 수기 업무를 줄여줄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림을 혹은 스캔화된 서류 이미지의 중요 정보를 문자로 바꾸고(OCR) 이를 컴퓨터가 사람처럼 문자를 인지하는 자연어 처리 기술(NLP)까지. 수많은 서류 업무를 줄일 수 있다보니 은행들은 OCR 기술 내재화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국내은행 중 KB국민은행은 금융AI센터를 통해 기술 내재화를 진행 중입니다.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 관계자는 외부 AI 솔루션이 아닌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흔히 쓰는 용어랑 다르고 수많은 한글·한자·외국어가 혼용된 단어가 많은게 은행의 특징"이라며 "이런 은행 수요를 맞추고 내부에서 개발하면 대응이 더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딥러닝 기반 OCR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고, 컴퓨터 비전 후 문서 읽는 프로세스서 은행 용어를 만들다 보니 정확한 추론이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역시도 OCR 기술을 통해 여신 서류 심사나 신분증 확인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의 신분증 OCR 기술은 자체 개발로 만들어진 것이며 현재 기술을 사업화하는 단계입니다. 지난해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 등에 카카오뱅크 신분증 OCR 솔루션을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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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은행의 OCR 기술이 점차 고도화되는데는 시일이 소요될 것 같습니다.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이죠. 개인정보보호법 상 고객 데이터를 쓸 수없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마스킹한 데이터를 통해 딥러닝 하다보니 데이터가 많은 듯 보이지만 적은 것이 현실이라고 합니다.
한편, 보험업계에서도 OCR을 활용한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보험개발원이 만든 보험 수리비 산정 시스템인데요, 사진으로 사고 차량을 찍으면 차량 번호판 이미지를 차량번호로 인식 후 보험사의 사고 접수 정보를 자동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이밖에도 엄밀한 의미의 OCR기술은 아니지만 사진 데이터를 통해 차량의 찌그러짐 정도나 수리 가능 여부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현재 수 개 손해보험사에서 실제 수리비 산정에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디지털 컨택트(Digital Contact)가 일상으로 자리잡은 지금, 한 주간 금융업권의 디지털 이슈를 물고, 뜯고, 맛보는 지디의 '금융 D-택트'를 격주 토요일 연재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뒷 이야기는 물론이고 기사에 녹여내지 못했던 디테일을 지디넷코리아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