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D-택트] 싹 틔우는 디파이, 은행은 어떻게 대응할까

중개없이 블록체인으로 거래...수수료 저렴해 투자자 주목받아

금융입력 :2022/01/22 09:32    수정: 2022/01/22 09:32

위메이드의 디파이(De-Fi) 서비스인 클레바(KLEVA)가 오픈한지 12시간 만에 2억3천500만달러(약 2천796억원) 규모의 총 예치 자산(TVL)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돼 관련 업계의 관심이 높습니다.

그런데 디파이는 사실 최근 유행한 단어는 아닙니다. 블록체인 생태계를 거론하면서 많이 거론됐던 모델이죠. 디파이는 'Decentralized Finance(탈중앙화된 금융서비스)'의 준말로 그야말로 중개인이 없는 거래자 대 거래자 간 금융서비스를 뜻합니다. 

디파이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중앙 기관이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중앙화된 기관, 즉 은행과 같이 내 거래 원장을 관리하고 중개 수수료를 챙기는 곳이 없습니다. 대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거래 원장을 거래자들이 공유하는 방식이죠.

(사진=이미지투데이)

그렇지만 디파이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금융 거래는 기존 전통 금융권과 양상이 비슷합니다. 디파이 생태계 안에서 이용하는 용어가 생소하긴 하지만, 가상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과 가상자산 간 투자, 플랫폼 간 이자율을 이용한 레버리지 투자 등은 처음 접해보는 서비스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법정화폐가 거래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금융사와 디파이간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금융사에서 원화나 달러같은 법정화폐를 거래하지만, 디파이 플랫폼에선 가상자산 혹은 가치가 법정화폐와 연계된 스테이블코인들이 거래되고 있죠.

디파이에 우리는 플랫폼 이용료 차원의 수수료를 냅니다. 이는 은행에 지불했던 수수료에 비해 적은 수준입니다. 수수료가 적다 보니 디파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더 높게 책정됐습니다. 은행 1년 예금 금리가 3%쯤 되지만, 수십 프로의 금리를 제공하겠다고 내세우는 디파이 플랫폼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 관련 전문가는 이를 두고 "디파이 플랫폼을 통해서 우리는 은행에 얼마나 많은 수수료를 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개 기관을 거치지 않아도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수수료도 적은데 꼭 법정화폐를 갖고 은행에 가서 거래를 해야하나 싶기도 합니다. 은행은 새로운 금융 생태계서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은행 거래를 물론 디파이가 모두 대체하긴 어려울 겁니다. 법정화폐가 아닌 가상자산을 통한 금융 서비스가 얼마나 보편화될지도 미지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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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계선 "이 같은 상황을 은행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규제 불명확성과 같은 은행이 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며 "그 후를 대비하기 위해 블록체인이나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디지털 자산 관련 종사자는 "은행이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만을 발전시킨 새로운 형태의 은행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으며, 디파이의 금융 서비스가 지속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자문해주는 서비스도 고안할 수 있다"며 "디파이가 추후 메타버스와 대체 불가 토큰(NFT)과 결합된 메타파이나 NFT-Fi와 결합돼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습니다.

디지털 컨택트(Digital Contact)가 일상으로 자리잡은 지금, 한 주간 금융업권의 디지털 이슈를 물고, 뜯고, 맛보는 지디의 '금융 D-택트'를 격주 토요일 연재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뒷 이야기는 물론이고 기사에 녹여내지 못했던 디테일을 지디넷코리아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