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증설 비용, 펀드 구성해 ISP-CP 공동 분담해야"

글로벌 통신업계, 뜻 모아..."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방송/통신입력 :2022/03/02 10:19    수정: 2022/03/02 10:35

<바르셀로나(스페인)=박수형 기자> 글로벌 통신업계가 콘텐츠사업자(CP)에게도 네트워크 증설 비용을 분담케 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그 방법으로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와 CP가 펀드를 구성해 네트워크 증설에 투자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방안이 현실화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MWC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안팎에 따르면, GSMA는 글로벌 CP들이 펀드 형식으로 네트워크 증설 투자에 비용을 분담하게 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네트워크 증설 투자 사실상 통신사의 몫이었다. 일부 CP가 자사 서비스를 위해 해저케이블 구축에 나서기도 했지만 동영상 등을 통해 트래픽 폭증을 일으킨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통신업계는 트래픽 폭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형 CP들도 망 구축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GSMA 내 여러 산하조직 중 한 정책개발 그룹(PG)이 관련 스터디를 해왔고 세 가지 방안의 시나리오를 도출했다"며 "망 대가를 치루게 하는 방안, 펀드 형식의 공동투자 방안, CP에 버금가는 수준의 대대적인 ISP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방안 등이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GSMA 이사회가 이중 펀드 형식의 공동투자 방안을 가장 현실적인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첫번째 방안은 (네트워크 도매제공에 대해) 정부가 강제로 사적계약 관계에 개입하는 법안 마련이 어렵다는 점 때문에, 세번째 방안은 인터넷서비스 이용자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글로벌 통신 사업자들이 꺼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ISP와 CP가 공동 펀드를 조성해 투자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GSMA 내 PG에서 결론을 낸 보고서에 이사회가 의결을 통해 공동입장으로 승인을 한 것만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다른 관계자는 "GSMA에서 논의된 펀드 형태는 국내에서 법개정을 통한 기금 사용목적과 징수주체에 논의가 이어져야 하는데 이 논의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방법 말고 뾰족한 수도 없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이 관계자는 "특정 CP가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시키고 사적 계약 영역에 법제도로 접근하지 않으면서 망 용량 증설에 대한 공동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방식이 GSMA에서 할 수 있는 당장의 최선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펀드 형태로 하더라도 법제도 대상의 개편  이후 CP 사업자들이 모두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정 CP에 따라 전체 데이터 소통 관리에 부담을 주는 트래픽이 발생하는 만큼 투자 분담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데 의견을 모은 점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