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 혁신주역들] 버튼 누르면 맞춤 영양제가 딱…‘알고케어’

정지원 대표 "3월 정식 출시...매월 이용료 내면 기기·영양제 제공"

인터넷입력 :2022/02/28 10:04

세계 최대 규모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는 유독 국내 벤처, 창업기업들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구글, 엔비디아, 아마존, 메타와 같은 내로라하는 혁신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IT전문가 83명으로 구성된 CES 2022 혁신상 심사위원들이 수많은 후보들 중 한국의 혁신적인 기술에 한 표를 던졌다. 중소벤처기업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CES 2022 혁신상을 수상한 623개 기업 중 한국 기업은 139곳, 그 중에서도 벤처, 창업기업들은 74곳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국내 창업, 벤처기업들이 어떻게 혁신을 이뤄냈는지 수상 기업 대표들의 입을 통해 들어본다. [편집자주]

알고케어 정지원 대표

전날 과음했는데 숙취가 가시지 않는다. 며칠째 야근으로 피곤한데 두통까지 밀려온다. 운동할 시간은 부족하지만 영양제라도 챙겨 먹어야겠다. 그런데 뭐를 얼마나 먹어야하지? 누가 좀 알아서 추천해줬으면…

CES 2021, 2022에서 2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는 이런 일상의 건강챙김을 대신해 주는 기술에 주목했다.

이 스타트업이 고안한 아이디어는 사용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알아서 필요한 영양제를 조합해 복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기를 통해 건강데이터가 꾸준히 쌓일수록 더 세심하게 사용자를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원한다.

알고케어를 운영 중인 정지원 대표는 법대 졸업 후 4년 간 변호사로 생활하다가 보다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일을 찾아 창업을 결심했다. 인간의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주거나 늘려주거나 질을 높여주는 분야 중 고심한 끝에 헬스케어가 눈에 들어왔다.

알고케어

"일상에서 건강을 챙겨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운동과 영양제 복용 두 가지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 중에서도 영양제 시장은 5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눈에 띄었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고케어가 만든 건강관리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된다. 사물인터넷(IoT) 기기인 '뉴트리션 엔진'에는 복용하기 좋게 지름 4mm 크기로 제조한 칼슘, 비타민 B, C, D, 마그네슘, 멀티미네랄, 철, 밀크시슬, 프로바이오틱스, 오메가3 등 필수 영양제들이 종류별로 담겨있다.

이 기기와 연동되는 모바일앱은 사용자가 자신의 건강상태에 따라 '피곤함', '스트레스', '두통', '숙취', '운동', '생리' 등을 선택하면 그에 맞춰 여러 영양제를 적절한 비율로 조합해 기기를 통해 제공한다.

이렇게 전달된 정보는 모바일앱 내에서 구현되는 '나스(Naas, Nutrition as a Service)'라는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에게 필요한 맞춤 건강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사용자 동의를 받아 건강검진, 병원진료, 약 처방 내역 등 의료데이터와 스마트폰과 연동된 운동량 데이터를 수집해 맞춤형 문진을 시행한다. 여기에 사용자가 매일 입력한 건강상태 정보를 분석해 영양성분의 종류와 용량을 맞춤형으로 조합한다.

이를 두고 정 대표는 80억 명에 80억 개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개인 맞춤형 영양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사용자가 신경 쓸 필요 없이 건강관리를 알아서 해준다는 아이디어 덕분에 이미 제품 출시 전부터 여러 로펌과 대기업, 스타트업에서 사용 의사를 내비쳤다.

CES에서 뿐만 아니라 국내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에 선정되고, 심사평가원 및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알고케어가 개발한 뉴트리 엔진, 나스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카페24를 통해 구축한 공식 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스타트업은 앞으로 사이트를 개편해 다양한 기업, 개인 고객의 이야기를 다루며 브랜딩에 집중할 계획이다.

알고케어 CES 2022 참고사진

[다음은 정지원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영양제는 어떤 과정을 거쳐 추천하나

“회사 내 의사, 약사, 임상영양학 교수님, 데이터사이언티스트로 구성된 헬스R&D팀을 통해 영양제를 추천해주는 AI 알고리즘의 전문성을 높였다.

1천900편의 논문을 검토하고 408개 증상을 분류했는데, 보통 영양제를 추천하기 위한 문진은 20~30개의 공통문항으로 이뤄진다. 우리는 이를 포함해 1천23개의 문항을 구성했다. 서울대 의대에서 개발한 것을 비롯해 23개 임상평가도구도 활용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개인마다 다른 영양필요지수를 도출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의약품 5만4천개를 분류해 약에 따른 영양성분 조절, 유전자 검사 등 정밀검사 결과도 데이터에 반영했다.

여기에 만성질환리스크, 면역력 점수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 사용자가 저희 제품을 꾸준히 사용할수록 더 고도화된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영양제에 사용되는 원료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신뢰성 높은 원료사를 통해 확보하는 방식으로 품질을 높였다.”

Q. CES 2022에서 반응은 어땠나

“맞춤 영양제나 헬스케어는 이미 뜨거운 시장이다. 그 중에서도 실시간 영양관리 솔루션은 저희가 처음 고안한 만큼 참관객들의 관심도 컸다. 자신의 건강관리와 직접 연관된 제품인 만큼 영양제의 품질은 어떤 지, 어떻게 기기가 작동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Q. 앞으로 계획은?

“3월부터 정식으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매월 이용료를 내면 기기와 영양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려고 한다. 일반 가정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여러 사람들이 하나의 기기로 맞춤 영양제와 건강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이미 여러 기업에서 사용의사를 밝혔는데요. 앞으로 직장인들이 커피로 하루 에너지를 충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는 알고케어가 그 이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국내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뒤에는 글로벌 영양제 시장의 3분의1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을 공략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