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공간서 '13세 소녀' 가장했더니 성범죄 위협 노출

"피해 아동, 실제 성적 행동 연기하도록 요구받아"

컴퓨팅입력 :2022/02/24 11:23

메타버스를 비롯한 가상공간 기반의 일부 앱이 아동 성범죄에 취약한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영국 BBC는 가상공간에서 13세 소녀로 가장해 활동한 결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대화(온라인 그루밍), 인종차별, 강간 위협을 받았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13세 이상 이용가인 'VR챗'에서 이번 실험을 진행했으며, 메타의 헤드셋 '메타 퀘스트'를 사용했다.

VR챗 내 가상공간 중 일부는 스트립 클럽 등 미성년자 접근이 부적절한 장소와 유사하게 조성한 곳이 존재하고, 이런 공간에서 성인과 미성년자가 교류할 수 있게 돼 있는 점을 문제삼았다.

VR챗

실제로 VR챗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다른 이용자가 성적 역할극을 요청하거나, 성적 행동을 하도록 부추김을 받는 등의 경험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BBC가 취재한 VR챗 등 가상공간 내 아동 성범죄 문제를 다루는 활동가는 "VR은 상당한 몰입감을 제공하기 때문에, 아동은 실제 성적 행동을 연기하도록 요구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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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실험 결과에 대해 영국 아동 보호 단체 NSPCC는 아동이 부적절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안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 유해 콘텐츠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는 의무를 부여하는 '온라인안전법(Online Safety Bill)'이 영국 의회에 몇 달 내 제출될 예정이다. VR과 메타버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정이 없는 상태다. 다만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인 나딘 도리스가 작년 해당 법안에서 메타버스와 VR를 다룰 예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