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을 접목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아연공기전지의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은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이중기 박사 연구팀이 태양에너지를 활용해 아연공기전지의 전기화학적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아연공기전지는 대기 중 산소를 양극재로, 아연을 음극재로 활용하는 배터리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안정적이며, 친환경적인데다 자연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저렴한 소재를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전기화학적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산소환원반응이 느려 전지 성능이 떨어진다. 연구진은 빛에너지를 흡수해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엇갈린 반도체 구조의 광활성 복합촉매를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아연공기전지에서 양극 활물질인 산소로 전기 에너지 변환을 일으키려면 촉매반응의 일종인 산소 생성반응과 산소 환원반응이 교대로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탄소물질로 구성된 양극 집전체의 촉매 활성도가 아연공기전지의 에너지밀도와 전지 효율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가 된다.
KIST 연구진은 아연공기전지의 촉매반응 속도를 개선할 방법으로 태양전지와 반도체의 기본 구성단위인 p-n 접합에 주목했다. 전자의 이동이 발생하는 반도체 계면특성을 적용해 산소 생성-환원 과정을 가속화한 것이다. 이를 위해 n형 반도체(g-C3N4)와 p형 반도체(CuZIF-67)의 이종접합 밴드갭 구조를 가진 광활성 양극재를 설계, 합성했다.
프로토타입 배터리를 암흑 상황에서 테스트한 결과, 기존 아연공기전지의 최고성능과 비슷한 731.9mAhgZn-¹의 에너지 밀도를 보였다. 태양광이 있는 상황에서는 에너지 밀도가 781.7mAhgZn-¹로 7% 가량 향상됐다. 또 334시간 동안 충방전 1천 번 사이클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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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기 박사는 "태양에너지 활용은 이차전지의 전기화학적 성능 향상은 물론,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을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번 광활성 복합촉매 제조 기술이 리튬이온 배터리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금속공기전지의 난제 해결뿐 아니라 반도체 물리와 전기화학의 새로운 융합 기술 발전을 자극하는 촉매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KIST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 브레인풀 사업 등을 통해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국제 저널 ‘Applied Catalysis B-Environmental’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