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치료를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다. 입 안에는 혈관과 신경이 많이 분포돼 있어 통증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마취도 주사보다는 마취 성분을 입 안에 뿌리거나 마취 패치를 붙이는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다.
원자력 기술이 치과 마취의 고통을 덜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방사선 기술을 활용해 구강점막 마취제의 접착력과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 의료기기 제조기업 덴하우스(대표 권경환)에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정액기술료 5천만원에 매출 2%를 경상기술료로 받게 된다.
연구진은 생체적합성 고분자와 마취 약물을 함께 물에 녹인 후, 방사선의 일종인 전자빔을 조사하는 방식의 구강점막 부착형 약물전달체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약물전달체는 전자빔 조사 정도에 따라 가교율 높은 층과 낮은 층으로 나뉜다. 가교율은 하나의 고분자 사슬을 다른 고분자 사슬에 연결하는 정도를 말한다.
전자빔이 적게 조사된 가교율 낮은 층은 수분을 흡수하면 팽윤하는 특성이 있어, 부풀어 오르면서 패치와 점막 사이를 진공 상태로 만든다. 이에 따라 입 안에 침이나 음식물 등 수분이 있더라도 마취 패치를 구강점막 표면에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다. 1시간 안에 입안에서 떨어지던 이전 제품군들과 달리, 전자빔 조사 패치는 6시간 이상 접착력이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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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첨가물을 쓰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기존 구강점막 부착형 패치에는 주로 독성 화학물질인 가교제가 쓰였다. 가교제 없이 필름만 사용하면 접착력이 떨어진다.
연구팀은 마취 외 다른 치료용 약물 역시 같은 원리로 구강점막 내 부착 및 성분 전달이 가능함을 확인한 상태다. 방사선이용‧운영부 임윤묵 책임연구원은 "구강점막은 피부에 비해 약물 전달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앞으로도 전자빔 기술을 적극 활용해 다양한 치료 용도로 구강점막 패치를 활용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