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리딩뱅크' 자리 수성…신한보다 수익 4천억원 많아

금리 인상·정부 지원 종료 등 건전성 관리 관건

금융입력 :2022/02/10 13:38

실적으로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 뒷치락하는 KB금융지주가 2021년 신한금융지주보다 4천억여원 수익을 더 내면서 '리딩 뱅크' 자리를 수성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지주 모두 2021년 '4조 클럽(연간 실적 4조원)'에 입성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두 금융사 모두 역대 최고 수익을 거뒀지만 올해 정부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금융 지원 프로그램의 종료 여부, 금리 인상 횟수 등에 따라 건전성 관리가 중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비은행 자회사의 수익성 개선과 원화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로 신한금융지주보다 작년 당기순이익이 높았다. KB금융의 2021년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27.6% 증가한 4조4천96억원, 신한금융의 작년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17.7% 증가한 4조190억원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KB금융의 당기순익 증가는 ▲대출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 ▲주력 비은행 자회사인 KB손해보험·푸르덴셜생명의 수익 개선이 견인했다. KB국민은행의 2021년말 원화대출액은 319조원으로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원화대출액 271조1천억원과 비교해 47조9천억원 앞섰다. 원화대출액 차이에 따라 이자이익도 KB금융(11조2천296억원), 신한금융(9조530억원)으로 KB금융이 2조1천766억원 많았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의 자회사 편입으로 손해보험·생명보험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종합금융사가 된데다 KB손해보험과 푸르덴셜생명이 2021년 실적이 급증했다. 보험 자회사 수익 2천570억원여가 KB금융 실적을 이끌었다. KB손해보험의 2021년 당기순익은 3천18억원으로 전년 대비 84.1% 증가했으며 푸르덴셜생명 당기순익도 3천362억원으로 전년 557억원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반면, 신한금융의 신한라이프 지난해 실적은 3천916억원으로 2020년 4천571억 대비 14.3% 감소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올해도 이 기조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두 금융사 모두 보수적 전망을 내놨다. 금리 인상이 예측되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은 대출 이자이익이 확대돼 수익성이 오를 수 있지만, 다중채무자나 갑작스런 금리 인상에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약채무자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KB금융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5% 수준으로 2021년 증가율 7.90%에 비해 다소 낮춰잡았다. KB금융 이필규 리스크관리총괄 부사장은 "담보 대출의 경우 미상환(디폴트)이 이뤄지더라도 은행 손실은 0.05%p 수준"이라며 "현재 담보 대출이 높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 부사장은 다중채무자 이슈가 여전히 있다는 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개인사업자가 신용대출도 받는 다중채무자가 있는데 2021년 하반기부터 다중채무자 비율과 한도를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2022년 안 좋다하더라도 2021년 분기별 충당금 수준인 100억~200억원이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도 올해 테이퍼링·오미크론 확산·공급망 등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건전성 악화를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신한금융 이태경 재무부문장(CFO)은 "코로나19 금융 지원 종료에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며 "(코로나19 금융 지원 프로그램 중)위험 노출액은 총 1천억원 수준이지만 추가 적립한 충당금이 1천400억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 CFO는 "2020년 보수적으로 적립했으며 올해도 이 같은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며 더 보수적으로 적립했기에 개별적인 상환 유예 차주들이 더 부실화 되더라도 대응 가능하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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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물가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와 판매관리비 증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디지털 전환 등도 올해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한 월간활성화이용자(MAU)는 950만명이지만 1천500만명까지 끌어올려 '플랫폼 비즈니스'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의 신한은행 쏠의 MAU는 지난해 856만 수준이었다. 신한금융 측은 "온·오프라인 전략적 비용절감 노력 지속하겠다"며 "대면 채널은 은행과 금융투자사의 경우 대형화와 효율화로 카드와 신한라이프는 생산성 개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