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등 신기술 분야에서 기술적 특성으로 인해 개인정보 영구 삭제가 곤란한 경우, 익명처리해 복원이 불가능하도록 조치하면 파기한 것으로 인정받게 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9일부터 입법예고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개인정보위가 지난해 9월 발의해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개인정보 보호법' 2차 개정과는 별개로, 현행 법 체계에서 개정이 시급한 사항을 중심으로 추진한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먼저 블록체인 등 신기술 분야의 특성을 반영해 개인정보 파기 방법을 개선했다.
그간 블록체인 기술 등 신산업 분야에서 보유기간 경과 등으로 개인정보를 파기해야 하는 경우, 기술적으로 일부 정보의 영구 삭제가 사실상 불가능한 탓에 관계기업 등이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기술적 특성으로 영구 삭제가 현저히 곤란한 경우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익명처리해, 복원이 불가능하도록 조치한 경우도 파기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또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정도가 경미한 경우에는 과징금과 과태료를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경미한 위반행위 등의 경우에도 1/2 범위 내에서만 과징금과 과태료를 감경할 수 있어, 코로나19 등 위급상황에 신축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등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
이에 과징금 산정 시 위반행위의 정도, 경제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했고, 과태료의 경우에도 소상공인 등의 경미한 위반에 대하여는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개인정보 보호 분야별 특성에 맞도록 전문기관에 대한 개인정보위의 업무 위탁 근거 등을 정비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정렬 개인정보위 개인정보정책국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신기술에 대처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 여건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번 개정에 머무르지 않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신속히 제도 개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오는 3월 21일까지 제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