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메타, 메타버스로 명성 되찾을까

애플 앱추적 금지로 광고사업 휘청…새 활로 찾을 지 관심

인터넷입력 :2022/02/04 19:12    수정: 2022/02/06 06:24

메타플랫폼(메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어닝 쇼크 여파로 3일(현지시간) 주가가 26.39% 폭락한 237.76달러(약 28만원)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루 주가 85.24달러(약 10만2천원)가 떨어지면서 시가총액 2천513억달러(약 302조원)가 날아갔다.

메타의 실적과 주가가 모두 하향 곡선을 그린 것은 크게 세 가지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첫째. 애플 개인정보보호 정책 강화로 인한 비즈니스 모델 한계 

둘째. 이용자 감소 추이

셋째. 메타버스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막대한 비용 

(사진=지디넷코리아)

사실상 현 비즈니스 모델과 미래 성장성에 모두 의문이 제기된 셈이다. 따라서 메타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선 세 가지 질문에 모두 답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4개월 전 '메타버스 퍼스트'를 선언하면서 회사명까지 바꾼 메타는 중요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 순이익·이용자수 모두 감소…애플 개인정보보호 강화 정책도 영향

메타의 지난 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102억8천500만달러(약 12조4천억원)로 집계됐다. 

주력 서비스인 페이스북의 일일 활성사용자수는 19억2천900만명로 전분기보다 100만명가량 줄었다. 페이스북의 이용자 수가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이스북의 최대 고민 중 하나는 젊은 이용자 이탈현상이다. 최근 들어 젊은 층들은 긴 글과 사진 위주인 페이스북을 떠나 틱톡, 유튜브 쇼츠 등 숏폼 콘텐츠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첫 이용자는 이런 최근 추세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페이스북의 더 큰 고민거리는 주력 수익원인 광고 비즈니스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 계기는 애플이 제공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애플은 지난해 4월 애플운영체제(iOS) 업데이하면서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을 도입했다. 검색 활동과 기록 등 이용자 정보를 수집할 때는 반드시 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문제는 이용자들이 맞춤형 광고를 위한 개인정보 추적을 선뜻 수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메타의 광고 비즈니스가 직격탄을 맞았다.

메타 측은 “(정책) 변화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브 웨너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애플 정책 변경에 따라, 올해 매출 손실액이 100억달러(약 12조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 '메타버스'로 체질 개선 

메타는 젊은층의 페이스북 이탈 현상에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숏폼 영상'의 대명사인 틱톡이 전 세계 10억명 이상 이용자를 확보하면서 성장세를 보이자 메타도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그 대응책 중 하나로 내놓은 것이 숏폼 영상에 초점을 맞춘 릴스였다. 콘텐츠 경쟁력을 제고하면서, 광고 수익을 끌어올리겠단 전략이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릴스가 기대 만큼 광고 매출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메타버스 퍼스트 선언'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나왔다. 젊은층 유인과 애플, 구글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플랫폼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으로 메타버스를 들고 나온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10월 회사 이름을 메타로 변경하고, 메타버스 사업 개발과 인재 영입에 100억달러(약 12조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메타버스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새로운 기술을 구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타의 메타버스 사업을 이끌고 있는 리얼리티랩스는 작년 한 해만 102억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재작년 손실액(66억달러)보다 증가했다. 게다가 이런 상황은 당분간 쉽게 개선되기 힘들 전망이다. 

NYT는 리얼리티랩스 적자 수치가, 앞서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2012년)과 가상현실(VR) 전문 기업 오큘러스(2014년)를 인수했을 때 쓴 비용에 각각 5배, 10배를 웃돈 규모라고 평가했다. 

저커버그 시선은 여전히 메타버스에 쏠려있다. 그는 “메타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메타버스 사업) 방향은 명확하지만, 앞으로 나아갈 길을 완벽히 정의할 순 없다”고 했다. 메타버스 투자를 이어가지만, 사업 성과가 가시화할 시점을 명확히 판단할 수 없단 의미로 해석된다.

■ "메타버스, 현실적으로 살펴야"

메타 행보에 재정비가 필요하단 분석도 있다. 디지털 컨설팅 회사 퍼블릭스 사피엔트의 기술 분석가인 라즈 샤는 “메타버스에 대해 현실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며 “회사 수익 제고와 메타버스 사업 구축 비용 사이 간극을 메우기엔, 메타버스 성장세는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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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사업 비중 확대가 투자 심리에 반한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영국 자산운용사 하그리브스 랜스타운의 수잔나 스트리터 연구원은 “메타는 메타버스 연구 개발에 큰 비중을 두며,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면서 “궁극적으로 투자자들로부터 거절받는 이유”라고 했다.

같은 기관 로라 호이 연구원은 “저커버그는 현실 세계를 대체할 메타버스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망스러운 4분기 결과는 그의 ‘메타버스 거품(버블)’을 빠르게 터트렸다”고도 했다. 한편 메타 1분기 매출은 270억~290억달러로 점쳐졌다. 이는 기존 시장 전망치(310억5천만달러)를 하회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