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누군가의 땀과 시간이 만든 그 무엇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술, 사람·클래식 만나 장애 한계 돌파’ 제작노트

기자수첩입력 :2022/01/27 18:35    수정: 2022/01/28 13:18

사람이 있다. 기술도 있다. 둘을 잇는 것은 무엇일까. 이 둘을 이어 어떤 새로운 것을 만들려는 동력은 무엇일까. 열망 외에 다른 말은 찾지 못하겠다. 열망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의 다른 말이기도 할 것이다.

스트라빈스키의 ‘병사이야기’라는 난이도 있는 음악극을 무대에 올리려는 사람들이 있었다. 여기에는 시각장애가 있는 연주자와 청각 장애를 가진 안무가도 있었다. 특수 고안된 지휘봉이 이들의 협연을 도왔다. 그렇게 음악극은 성공리에 무대에 올랐다.

병사이야기가 무대에 오르기까지 버즈비트라는 특수 지휘봉의 도움도 있었지만, 악보를 통째로 외운 연주자들이 있어서 가능했다. 그들이 본인을 극한으로 몰고 간 이유는 프로이기 때문이다. 프로이니 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기저에는 프로라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고야 말겠다는 욕망이 작동했을 터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단지 그들의 마지막 연습 현장을 보고 싶었다. 연습이 마무리되고 이제 무대에 오르는 일만 남은 그들의 마지막 긴장감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기자는 그들의 긴장과 땀, 고생을 글로 썼다. 무대는 이미 끝났지만, 그것만으론 아쉬워 두 달 가까이 회사의 개발자들과 함께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인 <기술, 사람·클래식 만나 장애 한계 돌파>를 만들었다. (▷바로가기 https://zdnet.co.kr/story/music)

병사이야기를 무대에 올리는 것만큼은 아니더라도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 제작에도 여러 사람의 땀과 시간이 들어갔다. 회사의 개발자들은 기자의 다소 무리한 요구를 전부 수용해주었다. 그들은 감정이 묻어나는 시각화를 꼼꼼하게 계산해 구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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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으로 비춰볼 때 기자와 개발자의 협업은 대개 녹록치 않다. 그런데 이번 작업은 무척 수월했다. 내심 이유가 궁금했다. 이제와 돌이켜보면 개발자들이 작품에 대한 열망이 있어 기자의 까탈스러움을 참아주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개발자들도, 연주자들처럼 작품을 만들고 싶었으리라고 기자는 믿는다.

결국 열망이다. 장애 따위 멋진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고야 말겠다는 것. 멋진 콘텐츠를 만들고야 말겠다는 열망. 그런 게 인생을 흥미롭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