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산 경형 SUV 캐스퍼 '장점 셋, 단점 셋'

비포장도로서도 거뜬한 경차…4단 자동은 아쉬워

카테크입력 :2022/01/24 16:27    수정: 2022/01/24 16:34

캐스퍼는 국산 첫 경형 SUV다. 현대자동차·한국산업은행·광주은행·광주광역시 등이 출자한 민관합작법인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위탁생산한다. 현 정부 국정 과제인 광주형 일자리가 낳은 첫 산물인 만큼 조립 품질도 높고 상품성 역시 우수하다. 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은 존재한다. 캐스퍼를 시승하며 느낀 장점 셋, 단점 셋을 전달한다.

캐스퍼(좌)와 캐스퍼 액티브(우)

장점 하나. 캐스퍼는 경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SUV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차 기준은 배기량 1천cc 이하, 길이 3천600mm, 너비 1천600mm, 높이 2천mm 이하다. 캐스퍼는 이 기준을 만족한다. 배기량 998cc, 길이 3천595mm, 너비 1천595mm, 높이 1천575mm다. 따라서 개별소비세·교육세 면제, 취득세 3% 할인 등 여러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속도로 통행료 및 공영 주차장 요금 50% 감면도 가능하다. 한계를 뛰어넘은 우수한 공간 활용성과 험로 돌파 능력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장점 둘. 캐스퍼는 SUV답게 지상고가 높다. 기존 경차 지상고는 140mm 정도인데, 캐스퍼는 175mm에 이른다. 한 차급 높은 베뉴보다 5mm 높은 수준이다. 지상고가 높으면 과속방지턱 등 국내 도심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장애물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 험로에서 바닥을 긁을 염려도 줄어든다. 2WD 험로 주행 모드도 인상적이다. 눈·진흙·모래로 덮인 험한 길에서 구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파워·토크·브레이크 등을 통합 제어한다. 높은 지상고와 험로 주행 모드를 갖춘 캐스퍼는 기존 경차가 접근하기 힘든 길도 비교적 쉽게 나아갈 수 있다. SUV 스타일 경차가 아닌 제대로된 경형 SUV다.

장점 셋. 전 좌석 폴딩 기능을 제공한다. 덕분에 운전석까지 평평하게 접을 수 있다. 1열 풀 폴딩, 1·2열 5:5 분할 폴딩도 가능하다. 차박과 같은 여가 활동을 할 때 상당히 유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2열 시트는 슬라이딩·리클라이닝 기능을 지원한다. 앞뒤로 최대 160mm 이동할 수 있고, 등받이는 뒤로 최대 39도까지 젖힐 수 있다. 트렁크 기본 적재 용량은 166L이며, 2열 시트를 앞으로 최대한 당기면 301L로 늘어난다. 2열 시트를 접으면 부피가 큰 짐도 싣고 나를 수 있다. 공간 활용성이 높다.

캐스퍼는 전 좌석 폴딩 기능을 제공한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기본 166L다.
원형의 데이라이트는 LED 램프고, 헤드램프는 할로겐 램프다.

단점 하나. 원형의 데이라이트는 하얀 LED인데 그 안쪽에 배치된 헤드램프는 노란 할로겐이다. 어색하다. LED 램프를 장착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렵거나 큰돈이 나가는 일도 아닐 텐데 왜 할로겐 램프를 고집했을까. LED 램프 옵션도 없다. 때문에 일부 오너는 자비를 들여 할로겐을 국토부 인증 LED로 교체한다. 연식 변경 모델에서는 개선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단점 둘. 변속기가 아쉽다. 시승차인 캐스퍼 액티브는 스마트스트림 G1.0 T-GDI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100마력, 최대토크 17.5kg.m를 낸다. 변속기는 4단 자동으로 엔진의 힘을 앞바퀴로 보낸다. 동력 전개는 거칠고 고속으로 갈수록 엔진은 굉음을 낸다. 단수가 하나라도 더 있으면 가속이 수월할 것 같은데 올릴 단수가 없으니 회전수만 높아지고 덩달아 연비도 떨어진다. 현대차가 발표한 복합연비는 리터당 12.3km. 100km 가량 주행 후 얻은 실 연비는 리터당 8.0km였다. 옵션으로 5단 수동을 마련하면 좋겠지만, 자동 친환적인 국내 시장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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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셋. 가장 치명적인 단점일 수도 있다. 캐스퍼는 아직 KNCAP 충돌시험을 받지 않았다. 충돌시 어디가 어떻게 변형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얘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 뼈대를 이루는 9곳에 차체 구조를 강화하는 새로운 부품과 구조를 적용하고 고강성 핫스탬핑 부품을 12개 장착해 차체 강성·강도를 높였다"면서 "에어백 7개와 운전자 보조 기능 6개도 마련해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제조사의 주장일 뿐이다. 캐스퍼 KNCAP 충돌시험은 올해 치러질 예정이다.

국산 첫 경형 SUV 캐스퍼

모든 차는 장단이 있다. 캐스퍼도 마찬가지다. 명암을 바로 보고 구매하면 후회가 줄어든다. 할로겐 램프, 4단 자동 변속기, KNCAP 충돌시험 등 몇 가지 단점만 제외하면 괜찮은 경형 SUV다. 앞서 언급한 장점 외에도 차급을 뛰어넘은 다양한 안전 편의 사양, 작지만 당당한 디자인 등을 뽐낸다. 가격은 1천385만원부터 시작하고, 터보 엔진을 얹고 액티브2, 선루프, 스토리지 등을 추가한 시승차는 2천7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