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인텔이 오하이오주에 200억달러(약 24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제조시설을 건설하기로 한 데에 역사적 투자라고 치켜세웠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미 투자도 거론하며 중국과의 반도체 경쟁에서 뒤쳐지면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연설을 통해 "인텔의 오하이오 반도체 제조시설 투자는 역사적인 투자"라며 "미국 역사상 반도체 제조 분야 최대 규모 투자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어 "7천개의 건설 일자리와 3천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해 말했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인텔이 오하이오주에 200억달러(한화 약 23조8천5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제조시설을 짓기로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초부터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대형 반도체 회사들이 뉴욕, 오레곤, 텍사스에 800억달러(약 95조4천억원)의 신규 투자를 발표한 점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0년 전만 해도 미국은 전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했으나, 오늘날에는 단 1% 미만이다"라며 "현재 반도체의 75%가 동아시아에서 생산되고, 가장 진보된 칩의 90%는 대만에서 제조된다"며 탄식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R&D 분야에서도 30년전 미국은 전세계 1위를 차지했으나 이제는 9위이고, 중국은 30년전 8위였는데 지금은 2위다"라며 "중국은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기에 미국 내 투자 확대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에 520억달러(약 62조100억원)를 지원하는 '미국혁신경쟁법안'의 통과가 필요하다고 재차 촉구했다. 미국혁신경쟁법안은 지난해 6월 상원을 통과했지만 하원 관문은 넘지 못한 상태다.
그는 "의회가 이 법안을 즉시 통과시켜 제 책상으로 가져다 놓는 것을 보고 싶다(대통령의 서명 위해)"라며 "이 법으로 인해 올해 우리의 기반 시설 투자는 20년만에 처음으로 중국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이 법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이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삼성전자와 SK그룹도 언급됐다.
백악관은 "삼성이 텍사스주에 170억달러(약 2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이는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포함해 바이든 행정부가 기울인 지속적 노력의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SK그룹이 미국에 새로운 연구·개발(R&D) 센터 투자 계획을 밝힌 것도 사례에 포함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억달러(약 1조1천900억원)를 들여 실리콘밸리에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대규모 R&D 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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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삼성을 포함한 반도체 및 미국 대기업을 대상으로 반도체 부족 사태 대응을 위한 회의를 연달아 소집해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압박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대통령에 출마하는 동안 그리고 이 행정부의 첫날부터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 노동자들에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며 "우리는 생산시설 구축을 통해 컴퓨터 칩에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를 표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