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러시아에 미국 반도체 수출 제한을 준비하라고 통보했다. 제2의 화웨이 사태가 예고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스마트폰, 가전제품 생산에 차질을 겪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은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측과 통화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글로벌 전자제품 공급에 대한 러시아의 접근 차단 등 대러 수출 제한을 준비하라"고 전했다.
SIA 국장은 "NSC는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 이례적이며, 잠재적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국경 간 침공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NSC는 행정부가 모든 옵션을 두고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SIA가 외국산 제품 선적을 차단하기 위한 규칙을 적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제재에는 금융제재와 이란, 북한과 같은 수준의 수출 규제가 포함될 수 있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의 화웨이에 반도체, 컴퓨터, 가전제품, 통신장비 등 수출을 금지했던 것처럼 러시아에도 그 규제가 적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SIA는 회원사들에게 성명을 통해 "잠재적으로 광범위한 수출 통제가 이뤄질 수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에 미칠 파급 효과를 대비하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SIA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반도체를 만들고 공급망을 설계하는 반도체제조장비재료협회(SEMI)에도 지난 18일 통화해 "이번 이슈로 인한 잠재적인 영향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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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무역협회는 미국 정부의 러시아에 대한 이번 제재가 반도체와 세트 상품 등이 규제 범위에 들어갈 것인지 등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