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난해 스마트폰 1위 지켰지만 '제로 성장' 시름

2위인 애플과 점유율 격차 19년 7%p→지난해 1.7%p로 좁혀져

삼성전자가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수상했다. 그러나 성장률은 0%대로 상위 5개 업체 중 꼴지다. 2위인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도 전년 보다 좁혀졌다. 올해 삼성전자가 1위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 비스포크 에디션(사진=삼성전자)

20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소매 판매량 기준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8.9%로 1위를 기록했다. 애플은 지난해 창사 이래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17.2%의 점유율로 2위에 올랐다.

샤오미는 점유율 13.5%로 처음으로 3위에 올랐으며, 오포(11.4%), 비보(9.5%)도 연간 판매량 기준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점유율 1위를 기록했지만 마냥 안심할 수 없어 보인다. 지난해 상위 5개 업체별 매출 성장률에서 삼성전자는 0.9%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나머지 4개 업체는 샤오미(35.1%), 오포(32.8%), 애플(25.5%), 비보(25.2%) 순으로 모두 2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2021년 스마트폰 업체 매출 순위 및 시장 점유율(자료=카운터포인트)

■ 삼성, 2위인 애플과 점유율 격차 19년 7%p→지난해 1.7%p로 좁혀져 

특히 2위인 애플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2019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20%), 애플(13%)로 7%p 격차를 보였고, 2020년에는 삼성전자(19%), 애플(15%)로 4%p로 좁혀졌다. 그러다 지난해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1.7%p로 더 좁혀진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폰13시리즈 인기에 힘입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6주 연속 1위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자국 브랜드 중심으로 점유율이 형성된 특수한 중국 시장에서 애플이 1위를 기록한 것은 의미가 크다. 화웨이의 부재와 더불어 중국 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삼성전자 또한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 시장 공략을 한층 더 강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중국 사업 조직을 개편해 한종희 부회장 중심으로 혁신팀을 만들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중국 내 1% 미만인 시장 점유율을 개선시키기 위한 조직 개편이란 분석이다.

지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2 기간 중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MX사업부장)은 중국 시장 전략에 대해 "중국은 특화된 에코시스템이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잘 준비해서 스텝바이스텝(단계적)으로 개선시켜 나가겠다"고 답한 바 있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 대중화에 주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폴더블폰 성공을 이끈 갤럭시Z3 시리즈에 이어 올해 '갤럭시 Z폴드4·Z플립4'을 출시하며 플래그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폰 시장이 전년(800만대) 보다 2배 성장해 1천690만대가 전망되고 있어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에 기대가 클 것으로 관측된다. 또 삼성전자는 중저가 갤럭시A시리즈에 5G 모델을 더 늘린다고 밝혔다.

애플 또한 올해 약 2년만에 중급 스마트폰 '아이폰SE3'을 출시하며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아이폰SE3은 삼성전자의 갤럭시A 시리즈와 경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