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헤일로 인피니트, 자존심 살린 MS 대표 IP

시리즈 20주년 기념하는 게임...FPS 본질 충실하게 구현

디지털경제입력 :2021/12/29 11:26

헤일로는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부문을 대표하는 지적재산권(IP)이다. 지난 2001년 첫 출시 후 엑스박스 콘솔 하드웨어 판매를 견인해왔으며 FPS 게임 팬은 물론 SF 장르 팬까지 사로잡은 게임이기도 하다.

FPS 게임과 SF 장르 팬 모두를 사로잡았다는 것은 헤일로 시리즈가 두 가지 측면에서 뛰어난 점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FPS 게임 팬은 특유의 쏘는 맛과 경쟁의 재미로 사로잡았고 SF 장르 팬은 인상적인 세계관 속에서 활약하는 개성 있는 설정의 캐릭터가 시선을 빼앗았다.

헤일로 인피니트는 여러 부담 속에 만들어진 게임이다. 시기상으로는 헤일로 시리즈 20주년을 기념해야 하는 부담. 게임 설정 상 계승자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해야 한다는 부담. 기술적으로는 그 동안 사용했던 블램 엔진이 아닌 슬립스페이스 엔진을 처음 사용한 게임이라는 부담.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근 몇년 사이 출시된 헤일로 시리즈에 이어진 혹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부담까지 말이다.

결론만 두고 말했을 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헤일로 인피니트는 이런 부담을 모두 떨쳐내는데 성공한 게임이다.

싱글플레이는 헤일로 시리즈에 처음 도입된 오픈월드 방식이 적절하게 힘을 발휘했다. 적절한 레벨 디자인을 통해 이용자가 쓸데 없이 게임 속 세계 여기저기를 이동하는 일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선형 진행 구조 게임에 사이드 퀘스트를 부여하고 필드 여기저기서 수집 요소를 찾아내는 정도를 가미한 수준이지만 그간 출시된 헤일로 시리즈에 비해 자유도가 크게 늘어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정통 오픈월드 게임 이용자에게는 너무나 많은 제약이 걸려 있는 느낌이기에 아쉬움이 남을 수는 있다.

FPS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움직이고 쏘고 피하는 동작은 매우 재미있게 구성됐다. 게임 내 등장하는 여러 무기는 대부분 쓸모가 있으며 어떤 무기를 사용하냐에 따라 게임 플레이 패턴도 영향을 받게 된다. 주인공 캐릭터의 동작도 다양해졌다. 20년 전 달리고 뛰고 점프하고 조준하고 쏘는 동작만 할 수 있는 주인공은 이제 벽면을 기어오르고 바닥을 미끄러지며 갈고리 총으로 공중에서 빠르게 이동하는 행동까지 할 수 있는 존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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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AI도 개선되어 싱글플레이에 재미를 더한다. 매복했다가 주인공을 공격하는 것은 기본이고 자신이 공격을 받으며 은폐 후 전선을 이탈해 숨고르기를 하거나 탈것 탈취를 시도하는 등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 여러 상황에 대응하는 재미를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FPS에서 갖춰야 할 여러 액션이 훌륭하게 구현된 덕에 멀티플레이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다만 맵의 종류와 게임 모드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향후 업데이트 여부를 살펴볼 필요는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