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넥슨 블루아카이브, 밝은 느낌 강조한 수집형 RPG

부담 낮춘 캐릭터 디자인과 세계관...캐릭터 밸런스 개선과 콘텐츠 업데이트는 더 신경써야

디지털경제입력 :2021/12/09 11:05

수집형 RPG 장르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진 장르다. 캐릭터를 수집하고 육성하기 위해 게임 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거나 반복 플레이를 통해 재화를 수급하는 구조는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 세계관 설정, 전투 연출 등으로 차별화를 노리는 것이 수집형 RPG 시장의 특징이다.

넥슨이 서비스 중인 블루아카이브는 여러 측면에서 눈길을 끄는 수집형 RPG다. 국내 게임사 넷게임즈가 개발했지만 중국 퍼블리셔인 요스타를 통해 일본에서 먼저 비공개테스트와 정식 서비스를 진행한 후 국내에 출시된 게임이라는 점.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는 암울한 세계관에 기반한 수집형 RPG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코믹한 느낌을 강조한 밝은 분위기의 스토리를 강조한 것 등이 눈길을 끄는 점이다.

또한 수집형 RPG 이용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캐릭터 디자인도 수준급이다. 서브컬쳐 시장에서 흔히 보이는 설정으로 구성된 캐릭터도 있지만 디자인은 구태의연하지 않게 완성된 편이다. 또한 원화와 게임 내 일러스트 및 모델링의 편차가 크지 않으며 전투 장면에서 표현되는 SD 캐릭터의 동작도 다양하게 그려내 보는 맛을 더한다.

상성이 강하게 적용되는 전투 시스템도 흥미롭다. 5가지 공격, 4가지 방어 타입으로 구분된 각 캐릭터를 전열, 중견, 후열 중 어디에 배치하느냐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며 시가전, 야전, 실내전 등 각 캐릭터의 선소 전장마다 버프와 너프가 매우 크게 적용되기 때문에 전투 중 동선 확인도 신경써서 할 필요가 있다.

캐릭터 디자인은 다양하지만 캐릭터 밸런스는 몇몇 캐릭터에게 장점을 몰아주듯이 설정됐다. 이 때문에 캐릭터 조합이 어느 정도 규격화 되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추후 다양한 캐릭터를 업데이트하고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아이템이 추가되면서 완화될 수 있는 점이기는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태생부터 좋은 스킬을 잔뜩 부여받고 만들어진 캐릭터와 이를 보유한 이용자가 치고 나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여타 수집형 RPG에서 필수 캐릭터 혹은 만능 캐릭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경우 대부분 이에 대한 대체제 격인 캐릭터가 출시된다. 실제로 블루아카이브를 즐기는 이들 중 캐릭터 밸런스에 대한 비판을 하는 이들은 대부분 몇몇 캐릭터의 성능이 지나치게 높게 설정됐다는 점보다도 이를 대체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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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콘텐츠가 개인 레이드 콘텐츠인 총력전 외에는 딱히 제공되는 것이 없다는 점도 아쉽다. PvP가 포인트를 얻거나 잃으면서 점수로 순위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긴 이용자와 진 이용자의 순위가 뒤바뀌는 구조이기 때문에 상위권 이용자가 언제든 중위권으로 이탈할 수 있는 부담이 있는 편이다. PvP에서 운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면이 강하기에 PvP를 즐기는 것이 더욱 부담스러운 상황이고 자연스럽게 고레벨 이용자가 총력전에 몰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또 다른 엔드콘텐츠 업데이트와 PvP 구성 개편이 필요하다.

블루아카이브는 수집형 RPG의 틀을 확실하게 구성하고 장점을 갖추고 있는 게임이다. 다만 장기 흥행을 위해서는 밸런스나 엔드콘텐츠 제공을 위해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계속해서 고민을 하고 꾸준하게 이용자 반응을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