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핵심 인력을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해 출입국을 모니터링해 이직 관리를 강화한다. 또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소부장 등 주요기술을 국가핵심기술에 추가하는 등 핵심기술을 선제적으로 보호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정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술패권경쟁하 우리기술 보호전략’을 발표했다.
보호전략은 ▲핵심기술 선제적 보호 ▲핵심 인력 유출방지 ▲중소기업 기술보호 ▲사이버 기술유출 방지 ▲범부처 협력 등을 추진전략으로 세웠다.
■ 핵심 인력 유출 방지 및 국내 선순환 구조 확립
정부는 우선 해외이직 제한이 필요한 핵심 인력 DB를 구축해 이직과 출입국 상황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정부는 원하는 기업의 핵심 인력에 한해 DB를 구축해 관리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현행 표준서약서에는 비밀유지 및 경업금지의무, 출입국정보 확인을 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돼 있지만 권고사항 수준”이라며 “핵심 인력 DB를 관리하면 핵심 인력 유출을 방지하는 워치독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는 DB 구축을 통한 관리가 정착되면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과 상충하지 않도록 법제화해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국방핵심인력도 관리한다. 국방과학연구소(ADD) 핵심 연구인력의 퇴직 후 해외취업시 사전 승인을 받게 하고 외국인 접촉 시 신고의무를 부여하는 한편 보상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 협력사 핵심 인력도 이직 제한을 받는 핵심 인력 DB에 등록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퇴직인력은 국내 재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내 유입 외국인에 의한 전략기술·첨단기술 탈취를 예방하기 위해 내년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관련 중장기 대책을 도입한다.
■ 핵심기술 선제적 보호 시스템 구축
정부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소부장 등 주요기술을 국가핵심기술에 추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보호가치가 떨어진 기술은 기술일몰제를 도입해 기술수출을 활성화하고 첨단기술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산한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관은 정부가 DB화해 국가핵심기술 수출, 해외 인수합병(M&A), 보호조치 등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기업의 무허가 수출로 인한 불이익을 없앤다.
또 해외 M&A 유형을 반영하고 외국인에 의한 국가핵심기술 보유기관 지배취득 기준을 현실화해 구제 실효성을 높이다.
이와 함께 보안과제 지정 확대, 방산 기술보호 인증제도 도입 등 R&D 수행단계별 보안관리도 강화한다.
■ 중소기업 기술보호·기술거래 역량 강화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 대상 지원도 강화한다. 기술침해시 중소기업의 경영상 위기를 지원하기 위해 R&D 지원 등 분쟁회복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중소기업 기술보호 정책보험을 신설해 피해기업 분쟁대응 비용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기술분야별 맞춤형 보안설비 구축과 인증제 도입, 사법기관 연계를 통한 기술탈취 대기업 처벌도 강화하는 등 중소기업 기술보호 인프라를 확충한다.
정상적인 기술거래 촉진을 위해 내년에 예산 47억6천만원 규모 중소기업 기술거래 활성화 지원사업 신설해 재정지원 하는 한편, 임치기술 DB화, 임치기관의 기술거래기관 지정 등 거래기반을 조성한다.
■ 사이버 기술유출 방지
정부는 핵심기술을 보유한 민간기업 등을 대상으로 공공분야 적용 수준의 사이버보안 관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공공과 민간 간 위협정보를 사전에 공유해 사이버 위협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방산업체의 사이버 보안 수준을 향상하기 위해 취약점 진단사업을 확대하고 공공분야 사이버보안 매뉴얼을 민간기업에 보급하는 등 중요 민간기업의 사이버보안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가 사이버안보(보안) 관련 법률 제정, 중소기업 사이버보안 컨설팅 및 사이버보안 매뉴얼 보급, 방산 특화 방산기술보호센터 설립 등 사이버안보 기반을 보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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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부처 협력과 국제공조 강화
기술유출 조사·수사 단계별로 산업부 등 정부부처와 정보수사기관 간 공조를 강화하고 기술보호 협의체를 운영하는 등 범부처 기술안보 협조체계를 통해 정책환류 기능을 보강한다. 특히 산업부 차관이 주재하는 기술보호 협의체(가칭·반기 1회)를 설치·운영하는 한편, 기술·인력 DB 유출통계 등의 정보공유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미국·EU 등 기술선진국과 기술보호·투자심사·정보통신기술(ICT)·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통상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