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핵심 소재인 흑연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국내 흑연 공급망에 이상징후가 감지된다. 특히 국내 배터리 업계는 흑연 수입을 중국에 전량 의존하다시피 하는 상황이라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흑연 수급 불안 현상에 대해 가장 먼저 경고등을 켰다. 로이터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지난해 글로벌 흑연 공급량이 수요를 2만톤 웃돌았으나, 내년에는 수요가 공급을 2만톤 초과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흑연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도 품귀현상이 감지됐을 정도로 흑연 부족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로이터는 CATL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세계 1위 배터리업체 CATL이 증가하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흑연 공급에 사활을 걸었으나,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어내고 있지 못하다”면서 “중국 내부에서도 확보 가능한 흑연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며, 흑연뿐 아니라 주요 원자재 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흑연은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인 음극재 제작에 사용된다. 자원 전문지 리소스 월드에 따르면 전기차 1대당 평균 220파운드(약 100㎏), 하이브리드 차량은 22파운드(약 10㎏)의 흑연이 각각 사용된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중국산 흑연 의존도는 99%에 이른다. 사실상 중국에 전량을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이 흑연과 같은 배터리 핵심 소재를 전략물자화하면 국내 배터리 업계는 손 쓸 도리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최근 발생한 요소수 대란이 재연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관련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지만 당장 수급 불안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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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흑연을 비롯해 배터리 원자재 계약을 할 때는 가격 변동성을 감안해서 계약하기 때문에 당장 흑연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많지 않다”면서 “최근 배터리 업계에서 수입처 다변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흑연 수급 불안 상황에 대해 예의주시 중인 건 맞지만 최근 중국의 동계 올림픽 이슈에 따른 상황일 수 있다”면서 “당장 내년도 흑연 수급 부족에 대해서는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고 신중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